내 이웃을 위한 마음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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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12-12 14:24 조회4,698회 댓글0건본문
내 이웃을 위한 마음자리
秋華黃紅蟲切切 추화황홍충절절
獨上臺踏望遠山 도강대답망원산
月明夜寒霜攝襟 월명야한상섭금
가을단풍은 붉고 노랗고 벌레소리는 애절한데
남쪽 동네 북쪽 사람 발길은 끊어졌네.
나홀로 산 위에 올라 먼 산을 바라보니
달빛은 밝고 밤서리는 차갑게 옷깃을 적시네.
세상은 변하게 마련입니다. 식물이나 나무뿐만이 아닙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나 영웅호걸이라도 변하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오는 겨울을 멈추게 할 수가 없고 또한 가는 가을을 잡을 수는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처음부터 늙고 병들어 가는 세상 삶을 피하기 위해서 출가하셨습니다. 아무리 국토가 넓고 권력이 있다 해도 늙고 병들어 죽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금도 늙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디게 흐르는 시간 때문에 실제로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에 시시각각으로 내 자신이 죽어간다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 달라질 것입니다. 늙는다고 서러워할 것 없고 돈 많이 있다고 좋아할 것도 아니고, 돈 없다고 서러워할 것도 아닙니다. 이 순간에 내 숨이 떨어졌을 때 내가 과연 어디로 갈 것인지 자신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부처님 말씀에 의하면 기쁨은 반드시 슬픔을 가지고 오고, 일시적 즐거움은 반드시 괴로움을 가지고 온답니다. 바꾸어 말하면 기쁨은 슬픔의 씨앗이 되고, 즐거움은 괴로움의 씨앗이 된답니다. 오히려 기쁨이나 즐거움이 있을 때 괴로움이나 슬픔이 곧 뒤따라온다는 것을 알고 마음을 가다듬으라고 하셨습니다. 반대로 괴로움과 슬픔이 있을 때 이것으로부터 근본적으로 벗어나는 길이 어디 있는가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기쁨이나 즐거움은 다섯 가지 욕심, 즉 재물에 대한 욕심, 성(성)에 대한 욕심, 음식에 대한 욕심, 명예에 대한 욕심, 오래 살고 싶은 욕심에서 생깁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다섯 가지 욕심의 결과는 괴로움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항상 내 몸을 자세히 ‘관(觀)’하되 항상 깨끗이 ‘관’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다음에는 항상 내 마음을 살피되, 이 마음이라는 것이 항상 변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살피라고 하셨습니다. 그 다음에 비로소 나를 살피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근원의 근원을 살피되, 항상 변하고 있다는 것을 살피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생기지 아니한 악(惡)은 내 생각 속에서 미리 생기지 않도록 조심을 하고, 이미 생긴 악은 다시 말해 미운 생각 같은 것은 더럽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참된 삶, 참된 행복을 찾아서 다시는 악에 떨어지지 않는 삶,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人思佛說入萬法 인사불설입만법
金剛淵水萬年靑 금강연수만년청
東峰巍巍千年坐 동대외외천만좌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팔만사천 법을 설하셨다고 생각하나
부처님은 한 말씀도 한 일이 없다고 하셨네.
금강연 물은 만년을 푸르고
동대산 봉우리는 천년을 높이 솟아 있네.
흔히들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45년 동안 팔만사천 법을 전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당신은 어떤 말도 한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아무리 부처님의 가르침이 좋은들 그것을 내가 받아들여서 내 정신의 약으로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언어 행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마디 말이 독이 될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한 마디 말로서 죽어 가는 사람을 살릴 수도 있습니다. 내 마음이 편안하면 내 집이 편안히 쉴 자리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이웃도 다 모이게 됩니다. 바로 내 마음의 보금자리가 여러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내 마음을 편안하게, 내 마음 공부를 위해, 내 가족과 내 이웃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바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편안히 여러 사람을 쉴 수 있게 하는 마음자리를 잘 키우게 하는 것입니다. 이 석 달 동안에 기도하는 마음, 이웃 사람들에게 푸근한 마음을 심어 줄 수 있는 마음자리를 키워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 불기2543년 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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