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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암일발록

보조선사 어록 찬집중간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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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7-02-06 09:35 조회5,183회 댓글0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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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선사께서 후학을 연민히 여기시어 경책하여 분발시키심이 매우 간절하시기에, 그 연민과 경책 그리고 분발시키고자 하는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생각을 함께 하여 몇 편의 법어를 편찬하는 데 스스로 아는 바가 옅음도 잊어버리고, 감히 토를 달아 함께 사는 도반에게 주려고 했더니, 혹자가 말하기를,

서쪽에서 온 은밀한 뜻은 문자와 관계가 없는데 요즈음 마음을 닦는 이들로 하여금 말이나 기억하고 구절이나 좇아서 무명(無明)을 조장시키는 것이 옳은 일이겠는가?”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다만 글과 말에만 집착하고 성실하게 참구(參究)하지 않는다면 비록 대장경을 모조리 열람하더라도 오히려 도깨비 장난에 지나지 않지만, 만약 본색납자가 언하(言下)에 핵심을 알아서 정안(正眼)이 활연히 열리면 길거리에 흘러다니는 이야기와 재잘거리는 여느 소리라도 훌륭한 법요(法要)를 설함이 되는데 하물며 우리 조사께서 직절(直截)하게 설하신 가르침이겠습니까?”

이러한 까닭에 남의 비방과 싫어함을 마다하지 않고 이 일에 주력하여, 함께 수선(修禪)하는 이들로 하여금 수시로 열람하여 깊은 뜻을 체득해서, 입도(入道)의 종안(宗眼)을 삼게 하려던 차에 보산천일 사()가 널리 배포하기를 원을 세워서 다시 출간(重刊)할 자금을 모으니 그 공덕이 또한 크도다.

그 사유를 책머리에 간략히 적어서 뒷날의 귀감을 삼고자 하노라.

 

불기 2964(1937) 정축 장월(8) 어느 날

한암중원은 삼가 쓰다

 

原文

普照禪師憐悶後學하사 策發痛切故其憐悶策發之意旨有與同志共之之思하야 纂集其幾篇法語而自昧識淺하고 敢懸其吐하야 以貽同住道伴矣러니 曰 西來密旨非關文字어늘 今使心學者記言逐句하야 以助無明可乎余曰 但執文言而不如實參究則雖閱盡大藏이라도 猶爲魔魅어니와 若本色人言下知歸하야 豁開正眼則街談燕語善說法要어든 況我祖師直截警誨耶. 是以不避譏嫌하고 力主此事하야 使同行禪者時常披玩而體得奧旨하야 以爲入道之宗眼矣러니 有寶山天一師發廣布願하야 募資重刊하니 其功亦大矣略述其事而冠之篇하야 以爲後日之龜鏡하노라

 

佛紀 二九六四年 丁丑 莊月 日也

漢岩重遠 謹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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