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화상과 선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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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04-10 16:41 조회6,729회 댓글0건본문
사토화상과 선문답
일본 조동종의 관장을 역임했으며, 일제 때 경성제대(京城帝大 : 현 서울대) 교수인 사토 타이준(佐藤泰舜)화상이 한국의 사찰을 순방하던 차에 상원사를 방문했다. 인사를 나눈 다음 먼저 사토(佐藤)화상이 한암선사께 물었다.
“청정본연(淸淨本然), 운하홀생산하대지(云何忽生山河大地)오
(본래 청정한대 어찌하여 산하대지가 생겼는가)?”
그의 물음에 한암선사는 아무 말 없이 창문을 활짝 열고 청산(靑山)을 보여 주었다.
사토 화상이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佛法)의 대의(大義)입니까?”
한암(漢岩)선사가 양구(良久) 후 작은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안경집을 들어보였다.
사토 화상이 다시 물었다.
“스님은 일대장경(一大藏經)과 모든 조사어록을 보아오는 동안 어느 경전과 어느 어록에서 가장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까?”
한암(漢岩)선사가 가만히 사토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적멸보궁에 참배나 다녀 오시지요.”
사토가 다시 물었다.
“스님께서는 젊어서부터 입산하여 지금까지 수도하셨으니 만년(晩年)의 경계와 초년(初年)의 경계가 같습니까 아니면 다릅니까?”
한암(漢岩)선사가 답하였다.
“모르겠노라(不識)”.
사토가 일어나 절을 하면서 “활구법문을 보여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그 말이 끝나자마자 한암(漢岩)선사는 다음과 같이 일갈(一喝)을 했다.
“활구(活句)라고 해 버렸으니 벌써 사구(死句)가 되고 말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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