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정립해야 한다(4)_대담/鮮于 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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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7-16 12:42 조회5,813회 댓글0건본문
〔4〕극악질의 인간은 10% 뿐
인류 전체의 10%가 극선질(極善質)이라면 다음 10%는 극악질(極惡質)이며, 80%는 평민(平民)인 것입니다. 요순(堯舜) 때라고 전 백성이 다 선질(善質)은 아니었고, 걸주(桀紂) 때라고 모든 국민이 다 악질은 아니었습니다. 단 최고의 영도자가 성인(聖人)일 때엔 거기에 수반된 10%의 극선질(極善質)이 등용되기 때문에 10%의 극악질이 머리를 들지 못하는 것이고, 최고의 영도자가 소인(小人)일 때엔 거기에 수반된 10%의 극악질이 등용되기 때문에 10%의 극선질(極善質)은 모두 암혈(岩穴)에 숨고 마는 것이지요. 나머지 80%의 평민은 어느 시대건 따라갈 뿐입니다.
그러므로 대학(大學)에 “요순(堯舜)이 수천하이인(帥天下以仁)하신데 이민종지(而民從之)하고 걸주(桀紂)가 수천하이포(帥天下以暴)한데 이민종지(而民從之)하니 기소령(其所令)이 반기소호(反其所好)면 이민부종(而民不從)이라”고 했습니다. 즉 요순이 천하(天下)의 백성들을 인(仁)으로 영도하니 백성들이 그를 따랐고, 걸주가 무력으로 이끌자 백성들이 그를 따랐다는 뜻입니다.
요순(堯舜)이 어진 정치를 베풀 때에 백성이 그를 좇았다면 걸주(桀紂)가 사나운 정치를 할 때는 백성이 좇지 않아야 할 것인데도 그대로 따른 것은 영도자로서 백성에게 명령하는 바와 영도자 자신이 좋아하는 바와 배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요순(堯舜)이 성인(聖人)으로 어진 행동을 하면서 반대로 백성에게 어질지 못한 행동을 하라고 하면 백성이 좇지 않는 것이요, 걸주(桀紂)가 어질지 못한 행동을 하면서 반대로 백성에게 어진 행동을 하라하면 백성은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평민이 정치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평민은 성인이 정치하기를 원하는 것이지요.
자기 몸이 독(항아리) 속에 들어있으면서 독(항아리)을 굴린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몸과 독이 같이 굴러가기 때문이지요. 독은 국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한 국가를 굴리려면 한 국가의 뛰어난 사람이어야 하고, 온 천하를 굴리려면 천하에 뛰어난 사람이라야 하는 것입니다. 천하에 뛰어난 사람이란 삼대성인(三大聖人)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같은 성인이라도 각각 주장하는 분야가 다릅니다. 예를 들면 요순(堯舜)이 천하를 다스리는 분이라면 소부(巢父)와 허유(許由)는 천하 밖에서 노는 분인 것입니다.
장자(莊子)에 요(堯) 임금이 허유(許由)에게 정권(政權)을 양여(讓與)하면서 하는 말이 “일월출의(日月出矣)어늘 이작화불식(而爝火不息)하니 기어광야(其於光也)에 불역난호(不亦難乎)며, 시우강의(時雨降矣)어늘 이유침관(而猶侵灌)하니 기어택야(其於澤也)에 불역노호(不亦勞乎)잇가, 부자입이천하치(夫子立而天下治)어늘 이아유시지(而我猶尸之)하니 오자시결연(吾自視缺然)이라 청치천하(請致天下)하노이다” 하니 허유(許由)가 왈(曰) “자치천하(子治天下)에 천하(天下)가 기이치야(旣已治也)어늘 이아유대자(而我猶代子)인덴 오장위명호(吾將爲名乎)아. 명자(名子)는 실지빈야(實之賓也)니 오장위빈호(吾將爲賓乎)아. 초료(鷦鷯)가 소어심림(巢於深林)에 불과일지(不過一枝)요 언서음하(堰鼠飮河)에 불과만복(不過滿腹)이라 귀휴호군(歸休乎君)이여 여무소용천하위(余無所用天下爲)니 포인(疱人)이 수불치포(雖不治泡)나 시축(尸祝)이 불월존조이대지의(不越尊俎而代之矣)니라”고 했습니다.
즉 요(堯) 임금이 허유(許由)에게 정권(政權)을 양여할 때 말하기를 “선생님의 도덕이 일월(日月)이라면 나의 도덕은 횃불이요. 선생님의 도덕이 때맞추어 내리는 비라면 나의 도덕은 가뭄에 물대는 것에 불과합니다. 선생님이 정치를 한다면 천하가 잘 다스려질텐데 내가 오히려 이 천하를 맡고 있으니 스스로 보기에 부끄럽습니다. 청(請)컨대 천하의 정권(政權)을 양여합니다”라고 하니까 허유(許由)가 답하는 말씀이 “자네가 천하를 다스림에 천하가 이미 잘 다스려졌는데 내가 오히려 자네를 대신한다면 내가 장차 명예를 위해서 하겠는가? 명예란 것은 실상(實相)에서 일어나는 객(客=虛妄한 것)이니 내가 장차 객(客)을 위하겠는가? 뱁새가 깊은 수풀에 깃들 때 나무 한 가지면 만족하고 산쥐가 하수(河水)의 물을 마시는데 그 배 하나 채우면 그만이다. 돌아가 쉴지어다. 군이여 나는 천하(天下)를 일삼는 사람이 아니니 푸줏간 주인이 푸줏간을 잘못 다스린다고 해서 축문을 읽는 관리가 축문(祝文)을 읽다말고 제사상을 넘어 푸줏간 주인의 일을 대신 해줄 수는 없다”고 한 것입니다.
이 말을 한 후 허유(許由)는 영천수(領川水)에 가서 더러운 소리를 들었다고 귀를 씻었습니다. 때마침 허유(許由)의 친구인 소부(巢父)가 소에게 물을 먹이려고 영천수(領川水)에 왔다가 허유(許由)의 귀 씻는 것을 보고 이유를 물었습니다.
허유(許由)의 말이 요(堯) 임금으로부터 천하를 맡아달라는 더러운 소리를 들어 귀를 씻는다고 하니 소부(巢父)도 소에게 이 더러운 물을 먹일 수 없다고 소를 끌고 기산(岐山) 너머로 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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