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정립해야 한다(5)_대담/鮮于 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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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7-22 16:41 조회6,322회 댓글0건본문
〔5〕유(儒)·선교(仙敎)는 현실에만 국한
이처럼 성인(聖人)이라 하더라도 정치적 사상과 역량에 따라 소임(所任)이 다른 것입니다. 그러기에 맹자(孟子)의 말씀에 “도선(徒善)이 부족이위정(不足以爲政)”이라고 했습니다. 한갓 착한 것만으로는 정치를 할 수 없다는 말이지요. 유불도(儒佛道) 삼교(三敎)를 비교하면 도(道=根本)자리는 같으나 용법은 다릅니다. 불교는 공간적으로 현실세계만 기준한 것이 아닙니다. 무한한 허공 속에 무한한 세계가 들어있고 시간적으로는 삼세(三世=과거․현재․미래)를 포괄했기 때문에 그 용(用)이 현세계․현시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지요. 개개인(個個人)이 스스로 자기의 인품(人品)을 완성하면 미래세(未來世)가 다 하도록 일체중생(一切衆生)을 자기와 같이 성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불교의 용(用)이 넓고 커 현실정치에 국한된 것이 아닌 데 반하여 유교(儒敎)와 도교(道敎)는 용(用)이 현실정치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유교․도교를 내성외왕지학(內聖外王之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성외왕지학이란 자가(自家)에 덕(德)을 완성하여 정치로써 실현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정치하면 제일 큰 것으로 보지만 기실 현실이란 것은 몇푼어치도 안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허유(許由)가 귀를 씻은 역사가 우리 후학(後學)에게 수천 권의 저서를 남긴 것보다 위대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천(天)은 무언지천(無言之天)이요 성인(聖人)은 유언지천(有言之天)이므로 성인(聖人)은 어느 시대든지 모자라는 것을 보충하고 남는 것을 덜어서 그 시대, 그 인류에게 이익을 끼칠 뿐인 것입니다.
소강절(邵康節)의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 시대의 조류를 황(黃)․제(帝)․왕(王)․패(霸)․이적(夷狄)․금수(禽獸)로 나누고 사업의 종류를 오종(五種)으로 얘기하기를, 오패(五霸)를 백세(百世)의 사업, 삼왕(三王)을 천세(天世)의 사업, 오제(五帝)를 만세(萬世)의 사업, 삼황(三皇)을 억세(億世)의 사업, 공자(孔子)를 불세(不世)의 사업이라고 했습니다. 공자(孔子)의 사업은 계왕성(繼往聖) 개래학(開來學=과거 聖人을 계승하고 미래의 학자를 開示한다)하신 교육사업이므로 영원불멸의 사업이 된 것입니다. 공자(孔子)가 정치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그 시대로 보아 불행이지만 정치를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불세(不世)의 교육사업이 된 것입니다. 장자(莊子)도 역시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인물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선우 : 말하자면 공자(孔子)가 정권을 잡지 못했던 것이 후세인(後世人)들에게 다행스러웠다는 말씀이신 듯한데…… 만일 공자(孔子)가 정권을 잡았다면 이상적인 정치를 했을까요?
스님 : 물론이지요. 정권을 잡았으면 잘 했을 것입니다.
선우 : 불교는 개인의 성불(成佛)을 목적으로 하는 종교로 알고 있습니다. 쉽게는 개인의 욕망부터 버려야 한다는 가르침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새해들어 55세가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니까 누구를 미워하다가도 힘이 들어 그만둡니다. (웃음)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정적 유연성(柔軟性)이 점점 둔화(鈍化)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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