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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懸吐譯解 初發心自警文』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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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1-13 09:40 조회9,328회 댓글0건

본문

『懸吐譯解 初發心自警文』序
 
千里의 길은 一步에서 始作하고 九層의 臺는 累土에서 비롯한다. 어찌 이것만 그러하랴. 成佛의 極果도 初發心에서 비롯하고 人格의 完成도 自警으로부터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華嚴學에 發心과 畢竟이 둘이 다름이 없는지라 이 같은 두 마음에 發心이 어렵다 한 것이다.
매양 사람들이 兒童의 읽고 배우는 글이라 하여 輕忽히 여기는 수가 많다. 그러나 兒童들이 읽는 冊이라 해서 兒童만을 爲해 쓴 發心과 自警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韓末의 佛敎中興祖라 하여도 過言이 아닌 鏡虛老師는 每朝에 發心과 自警을 한번씩 외웠다는 逸話도 있다.
이 冊을 編集함에 있어서 劉學士의 三敎平心論과 牟子의 理惑論과 涵虛의 顯正論을 附錄으로 하여 두노니 讀者는 三敎의 同異優劣을 徹底히 揀別해서 棄其短取其長하여 是非와 人我로서 胸中에 介在하지 않는다면 百川이 朝海에 짠맛 아님이 없고 森羅가 至空에 一圓 아님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 宇宙가 한 電子가 되지 않으며 一元이 一瞬息이 되지 않음을 알랴. 一步의 千里와 累土의 九層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應化 三千七年 庚申 菊秋
五臺山人 呑虛 씀
【번역】
천 리 길은 한 걸음에서 비롯하고, 9층 누각도 한 줌의 흙을 쌓은 데에서 비롯된다. 어찌 그것만 그러하겠는가. 성불의 극과(極果) 역시 초발심에서 비롯되고, 인격의 완성도 자경(自警)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엄학에서 발심과 필경이 차이가 없는 까닭에 이 두 마음 가운데 발심이 어렵다고 한 것이다.
으레 사람들은 이 책이 어린아이들이 읽고 배우는 글이라 하여 가벼이 여기는 이가 많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이 읽는 책이라 해서 결코 어린아이만을 위해서 쓴 발심과 자경문은 아닐 것이다. 이 때문에 한말의 불교중흥조라 하여도 지나치지 않은 경허(鏡虛) 노스님 역시 아침마다 발심과 자경문을 한 번씩 외웠다는 일화도 있다.
이 책을 편집함에 있어서 유학사(劉學士)의『삼교평심론(三敎平心論), 모자(牟子)의『이혹론(理惑論), 함허(涵虛)의『현정론(顯正論)』을 부록으로 두었으니, 독자는 3교(三敎)의 동이점과 우열을 철저히 분별하여 그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하여 가슴 속에 시비와 피아의 마음을 두지 않는다면 수많은 시냇물이 바다에 흘러가면 모두 짜지 않은 것이 없고 삼라만상이 모두 공()으로써 하나의 원() 아닌 것이 없다.
그렇다면 우주가 하나의 전자(電子), 일원(一元)이 한 순간이 아니겠는가. 한 걸음에서 비롯하여 머나먼 천 리 길에 이르고, 한 줌의 흙을 쌓아 높다란 9층 누각을 만드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불기 3007년(1980) 경신 9월
오대산인 탄허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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