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의 苦惱를 宗敎에 묻는다(8)-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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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7-12-06 13:41 조회6,091회 댓글0건본문
〔8〕생사 문제를 마음대로 한 사람들
또 불교인은 아니지만, 장자(莊子)는 “사생역대의(死生亦大矣)로되 이부득여지변(而不得與之變)하며 수천지복추(雖天地覆墜)라도 역장불여지유(亦將不與之遺)라”
즉 “죽고 사는 문제가 크되 생사에 변하지 않으며, 비록 천지가 무너져 없어지더라도 또한 정신을 잃지 않는다.”고 했어요. 이와 같이 생사를 마음대로 한 것입니다.
중생이 생사를 보는 것은 끝까지 몸과 마음이 둘인 것으로 보기 때문에 마음엔 생(生)․주(住)․이(異)․멸(滅)의 사상(四相)이, 몸에는 생(生)․노(老)․병(病)․사(死)의 사상(四相)이, 일 년엔 춘(春)․하(夏)․추(秋)․동(冬)의 사시(四時)가, 세계엔 성(成)․주(住)․괴(壞)․공(空) 사상(四相) 등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인은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닌 줄 투철히 각파했기 때문에 마음의 생․주․이․멸은 묘용(妙用)으로 변하고, 몸의 생․노․병․사는 거구착신(去舊着新;생사에 自在한 것)이 되며, 일 년의 춘․하․추․동은 일원기(一元氣)로, 세계의 성․주․괴․공은 무애삼매(無碍三昧)로 변합니다.
이처럼 생사문제를 자재하게 한 사람을 거론하자면 33조는 말할 것도 없고 송나라 등은봉선사(鄧隱峯禪師)는 돌아가실 때에 엉금엉금 걸어가다가 거꾸로 서서 곤두박질한 채로 몸을 벗어났습니다. 보통 사람이 그렇게 하겠습니까?
또 관계지한선사(灌溪志閑禪師)는 제자들에게 화장 나무를 준비해서 쌓아 놓게 했습니다. 그리고 선사는 가사 장삼을 입고 주장자를 짚고 장작더미에 올라선 후 동서남북에 불을 지르라고 명하고 장작더미에 불이 붙기 전에 몸을 벗었습니다. 근년에 오대산 한암(漢岩)스님도 아침에 미음 한 그릇 잡수시고 가사 장삼 입은 채 앉아 돌아가셨지요.
우리가 지금 고요한 데에서 도 닦는 것은 어디에 쓰자고 하는 것이냐 하면 시끄러운 데 쓰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돈벌이 하는 것은 가난한 데 쓰자는 것처럼 말입니다. 시끄럽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어떻게 벗어나느냐 하는 방법에 있어 성인의 구원을 받는 길도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타력(他力)입니다.
스스로 벗어나는 것만 못한 것이죠. 이 시끄럽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생사의 큰 문제를 마음대로 하는 것이 가장 궁극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불교의 궁극적 목표가 되겠지요.
윤태림 : 그런데 항상 저희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불경 공부를 깊이 하고 또 생사가 여일(如一)해 자유자재로 가는 시기도 알고 병고를 모르고 살았으면 좋겠는데, 역시 범인들의 생활이라는 것은 가장 속된 생활이지만 가장 속된 것이 현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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