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거 대종사, 오대산 지수화풍으로 돌아가다 [현대불교신문] > 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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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거 대종사, 오대산 지수화풍으로 돌아가다 [현대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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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4-11-09 08:57 조회3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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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월정사서 다비식 엄수
700여 명 참석해 마지막 배웅
사부대중 “나무아미타불” 염송
음성공양으로 속환사바기원도

11월 8일 월정사 연화대에서 엄수된 여산당 혜거 대종사의 다비식. 

“혜거 스님…혜거 스님…속환사바하소서.”

11월 8일 오후 12시 오대산 월정사에 여산당 혜거 대종사의 법구를 모신 운구 차량이 등장하자 불자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합장했다. 차량이 다가올수록 묵묵한 침묵에 잠겼고, 몇몇 불자는 혜거 스님의 이름을 읊조리며 눈물을 훔쳤다.

혜거 대종사의 법구가 연화대로 이운되고 있다. 

조계종 여산당 혜거 대종사 문도회 장의위원회(위원장 정념 스님)는 이날 오전 서울 탄허기념불교박물관에서 혜거 대종사의 영결식을 봉행하고, 스님의 재적본사인 월정사에서 다비식을 진행했다. 다비식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자광 대종사, 원로의원 원행‧암도 대종사,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탄허문화재단 이사장 삼지 스님, 동국대 HK연구교수 문광 스님과 문도스님들, 이원형 금강선원 신도회장 등 700여 명이 참석해 스님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혜거 대종사의 영정과 위패를 든 장의위원 스님들은 경내 적광전 앞마당에서 부처님께 세간에서의 마지막 인사를 올리고, 천왕문을 나와 전나무숲길로 향했다. 문도스님들과 포교사, 금강선원 신도들이 만장을 들고 그 뒤를 따랐다. 운구차에서 대종사의 법구를 내린 장의위원회는 일주문 앞에서 노제를 지냈다. 오색으로 물든 단풍을 보기 위해 월정사를 찾는 관광객들도 발걸음을 잠시 길을 멈추고 합장해 혜거 대종사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이어 대종사의 법구와 만장 행렬은 해탈의 숲에 조성된 오대산 사리골 연화대에 도착했다. 법구가 연화대 위로 이운되는 사이 혜거 대종사가 생전 좋아하던 노래 ‘길닦음’이 울려 퍼졌고, 구슬픈 소리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금강선원 가가합창단도 노래 ‘천상의 꽃’을 부르며 음성공양으로 스님의 화엄왕생을 기원했다.

사부대중은 3~4m 떨어진 곳에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했고, “불 들어갑니다. 불‧법‧승”이라는 외침과 함께 연화대에 불길이 치솟았다. 타오르는 불기둥 속에서 대종사의 법구는 연기를 따라 오대산 지수화풍으로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스님들과 불자들은 진심어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동국대 HK연구교수 문광 스님은 “갑작스러운 큰스님의 원적에 아쉽고 안타깝다. 대종사는 35년간 금강선원을 이끌면서 강남 포교에 정성을 다했고,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많이 남기셨다”며 “대종사의 뜻을 이어받아 수행정진 하는 것이 남은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혜거 대종사는 명상의 세계화에 초석을 다진 이 시대 큰 스승”이라고 강조한 봉인사 주지 적경 스님(한국명상지도자협회 상임이사)은 “한국불교를 알리기 위해 명상을 개발‧보급하는 것이 한국명상지도자협회의 뿌리가 되어 준 큰스님의 원력에 보답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묘법심(서울, 66) 불자는 “늘 깨어 있는 삶을 살라”고 일러준 혜거 대종사의 말씀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묘법심 불자는 “23년간 금강선원에서 혜거 스님과 공부했다. 항상 올곧았던 스님은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기 위해 애쓰셨는데, 내가 무지해 깨우치지 못했다”며 “열심히 못해서 죄송하다. 면목 없다”고 참회했다.

김상수행(서울, 85) 불자도 “스님은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항상 일상의 본보기가 됐다”며 “이틀 전까지 강의를 하셨던 스님의 갑작스러운 원적 소식에 느낀 슬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내 인생의 스승이신 혜거 스님의 극락왕생을 마음 깊이 기도한다”고 추모했다.

불교경전을 현대어로 번역하는 역경불사에 매진하고 강남 도심 포교를 이끌며 시대에 맞는 한국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힘쓴 여산당 혜거 대종사는 사부대중의 울음을 뒤로한 채 추모 입정을 끝으로 오대산의 품으로 돌아갔다.

월정사=김내영 기자, 사진=정현선 기자












현대불교신문/ 월정사=김내영 기자, 사진=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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