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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탄허(呑虛) 100년(강원일보)20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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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2-27 09:40 조회9,1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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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탄허(呑虛) 100년



2011년 동일본 지역에 쓰나미가 몰아쳐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자 세간에 한 인물이 다시 부각됐다. 오래전 원적에 든 승려, 오대산 `방산굴'에 주석했던 탄허 스님이다. 50년 전, 주역(周易)의 원리를 적용해 이 대참사를 예견했기 때문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을 휩쓸어 해안 지방이 수면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지진에 의한 자동적인 핵폭발이 있게 된다”고 했다. ▼독립운동가의 장남으로 속가에서 유학을 익힌 그는 22살 때 오대산으로 한암 스님을 찾아간 자리에서 출가했다. 선지식(禪知識)과 역학(易學)을 겸수해 6·25, 4·19, 유신의 불행한 최후, 국운 융성 등을 두루 예측했다고 한다. 유불선(儒佛仙) 사상을 고루 통달한 선교일치(禪敎一致)의 대강백(大講百)이었다. 월정사에서 `장자(莊子)' 강의를 들은 양주동은 “장자가 다시 살아 돌아와 자기 글을 해석한다 해도 탄허에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감탄했다. ▼`화엄경' 역해를 빼놓을 수 없다. 범어로 10조9만5,048자, 한자로 100만 자다. 원고지 6만여 장(전 80권)을 손수 썼다. 만년필을 끼웠던 손가락에서 사리가 나왔다는 비화다. 불교가 국교인 일본에는 아직까지 `화엄경' 해설판이 없다. 전 세계에서 자국어로 번역하고 주석을 단 이는 탄허뿐이다. 정부의 종교인 첫 은관문화훈장 추서 공적이다. ▼탄허 대종사 탄신 100주년, 열반 30주년이다. 정월대보름, 상원이었던 지난 24일 월정사에서 생신 다례재와 수행 일화집 `방산굴의 무영수(민족사 간)' 봉정식이 열렸다. 세계적인 명상가 틱낫한 스님이 월정사에서 명상수행학교를 진행하는 등 70여 개 행사가 연말까지 이어진다. `화중연(火中蓮)' `화엄의 화신' `민족의 스승'인 탄허 스님의 말씀이 죽비소리로 들리지 않는가. “정치가 국민 의사를 묵살하고 권력 쟁취에 휘말려 싸우는 것은 귀신 혓바닥 장난보다 못한 짓이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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