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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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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신발 벗고 천년숲 걸었다...정념스님 만났다. '맨발 회장' 보았다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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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4-09-08 09:51 조회8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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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물 머금은 황톳길 걷기 행사
포토존 경품존 등 이색 이벤트 열려
500명 인파...‘맨발 걷기’ 인기 실감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가 9월7일 ‘오대산 전나무 숲길 맨발 힐링 트레킹’을 개최했다. 참가자 제한을 뒀음에도 500여 명 인파가 빈틈없이 몰렸다.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가 9월7일 ‘오대산 전나무 숲길 맨발 힐링 트레킹’을 개최했다. 참가자 제한을 뒀음에도 500여 명 인파가 빈틈없이 몰렸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가 한풀 꺾이길 기다려 월정사가 가을 맞이 첫 행사로 마련한 ‘오대산 전나무 숲길 맨발 힐링 트레킹’을 앞둔 9월7일 새벽. 쏟아지는 비로 체감 온도가 뚝 떨어졌다. 드글드글 끓던 여름 폭염이 그렇게도 지겨웠건만 500여 명 걷기를 앞두고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와 찬바람이 야속하기만 하다. ‘우중월정(雨中月精) 설중오대(雪中五臺)’라 했건만 비 오는 월정사 정취 느낄 새 없이 한 시름 걱정 안고 트레킹 출발 지점으로 향하는 길, 질퍽한 흙길과 미끄러운 바닥이 또 한번 불길한 기운을 부르던 찰나, 이게 웬걸!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비 오면 더 좋죠. 촉촉하게 물을 머금은 황톳길은 맨발 걷기 최고라고요(김철진, 63)’ ‘엄마가 비로 목욕하면 더 좋을 거래요. 아빠는 깔끔쟁이라 집에 두고 왔어요(김주원, 8세)’. 그랬다. 맨발족, 맨발러들에게 물을 한껏 머금은 숲은 그 자체로 걷기 성지. 그렇다고 소나기를 맞으며 걸을 순 없는 일. 다행히 걷기 시작과 동시에 부슬부슬 내리던 빗방울도 멈췄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말했다. “오시면서 걱정 많이 하셨죠? 그래도 비가 와도 좋고 말아도 좋고 그렇게 생각하며 오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큰 스님이 좋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신발을 벗어버린다는 건 걱정과 염려를 벗어던지는 것과 같다고요. 오늘 여러분들이 이 오대산 천년 명산에서 모든 걱정은 벗어 던지고 신명이 솟구치고 행복한 시간을 갖길 바라겠습니다.”

강원도 속초, 강릉 등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경기도 수원,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500여 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비닐 봉지에 신고 온 신발을 담아 허리춤에 메고 접지(발바닥을 흙과 직접 접촉)하며 자기 속도에 맞게 발걸음을 뗐다. 월정사와 함께 행사를 준비한 강원일보에선 다시 주의를 줬다.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은 “오늘만큼은 등수를 가리는 걷기가 아닌 만큼 여유를 가지고 오대산 정기를 등뿍 받아 가시길 바란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걷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걷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사 참가 기념 물품을 받는 참가자들.

행사 참가 기념 물품을 받는 참가자들.

서로의 발을 보는 것도 신기해진 요즘이다.

서로의 발을 보는 것도 신기해진 요즘이다.
바른걸음연구소에서 걷기에 앞서 '바른 걸음' 걷기와 준비 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바른걸음연구소에서 걷기에 앞서 '바른 걸음' 걷기와 준비 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삼삼오오 각자 속도에 맞춰 걷는 참가자들.
삼삼오오 각자 속도에 맞춰 걷는 참가자들.

이날 트레킹 코스는 일주문부터 천왕봉까지. 약 2k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을 사부작 사부작 걷다가 돌아오는 코스로 딱히 제한을 두진 않았다. 삼삼오오 모인 참가자들은 보드라운 황토 바닥을 꼭꼭 누르며 삼림욕을 즐겼다. 꽃은 없어도 초록 가득한 전나무 숲길은 보는 것만으로 힐링. 천년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시원한 오대천 계곡 물소리로 귀를 씻다보면, 월정사가 마련한 포토존과 경품존이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출발 지점에서 부여받은 팔찌에 새긴 번호가 불린 참가자는 20만원에 달하는 ‘오대산 자연 명상 마을 숙박권’ 획득, 당첨이 안됐다고 실망은 금물이다. 트레킹 중간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주지 정념스님과 기념 촬영 ‘찰칵’. 이날은 ‘맨발 걷기 열풍’의 주역인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도 전나무숲길을 찾아 한껏 신명을 돋웠다. 박동창 회장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40년 동안 맨발로 걸으며 수행하시고 몸과 마음에 대한 모든 집착을 내려 놓으셨다”며 “전나무 숲길이야 말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치유하는 데 있어 최고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월정사는 사전 참가로만 350명을 받았다. 현장 접수 인원을 생각해 500명까지 제한을 뒀으나 일찍부터 신청이 마감돼 걷기 열풍을 실감케 했다. 가족과 함께 동해 여행을 왔다가 현수막을 보고 이름 아침 월정사를 찾았다는 이옥분(70) 씨는 “평소 잘 걷지 않는 아들 내외를 데리고 왔다”며 “아들 내외 건강도 챙기고 5살 손주도 다람쥐를 보며 자연속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월정사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전나무 숲 맨발 힐링 트레킹’ 정례화할 계획이다. 걷기 좋아하는 이 누구에게나 무료로 숲길을 개방하며, 주기적으로 행사를 기획해 소량의 참가비로 주차권, 생수, 수건, 간식 등 다양한 물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1~2km 전나무 숲길이 아쉽다면, 계곡을 따라 선재길로 향해도 좋고 상원사로 하드 트레킹에 도전해보시길.

새벽부터 걷기를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6살 주원이가 엄마와 맨발로 전나무숲길을 걷고 있다.
새벽부터 걷기를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6살 주원이가 엄마와 맨발로 전나무숲길을 걷고 있다.

월정사 스님들도 걷기에 함께 했다.
월정사 스님들도 걷기에 함께 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도 많았다.

가족 단위 참가자도 많았다.
정념스님과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정념스님과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동창 회장은 맨발 걷기 열품의 주역. 박 회장은 이날 KBS TV ‘생로병사의 비밀’ 팀과 함께 전나무숲을 찾았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동창 회장은 맨발 걷기 열품의 주역. 박 회장은 이날 KBS TV ‘생로병사의 비밀’ 팀과 함께 전나무숲을 찾았다.
스님과 함께 전나무숲길을 걷는 참가자들.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는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 
스님과 함께 전나무숲길을 걷는 참가자들.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는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 

불교신문/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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