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2020 오대산 문화포럼’ 여는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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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0-09-28 08:42 조회4,170회 댓글0건본문
“상생과 공존의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합니다”
비대면 방식으로 포럼 진행
방역수칙 준수 온택트 중계
오대산 역사문화 전통을 계승하고 복원하기 위해 2004년부터 문화축전을 열어온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스님)가 올해는 ‘오대산 문화포럼’으로 전환하여 개최한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대규모 인원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유튜브 등 비대면 형식으로 ‘오대산 문화포럼’을 준비하고 있는 주지 정념스님을 9월9일 월정사에서 만났다.
인류가 직면한 코로나 19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한국사회와 불교도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올해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인 코로나19로 인류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불교계가 정부의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하는 취지에 맞게끔 ‘오대산 문화포럼’도 예전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합니다.”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10월6일 ‘녹색 미래, 오대산에서 길을 묻다’라는 주제의 좌담회를 시작으로, 10월9일~11일까지 이어지는 ‘2020 오대산 문화포럼’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정념스님은 “코로나만 아니면 많은 국민과 불자들이 참석해 오대산 문화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비대면 방식의 포럼으로 참여 형식을 바꾸었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시대적 흐름은 코로나 19를 계기로 ‘큰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면서 “사회뿐 아니라 불교 집안에서도 비대면은 물론 온택트(ontact) 문화를 도입하여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택트는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 연결(on) 개념을 보태어 소통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등장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류가 그동안 지켜온 삶의 방식이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 국면에서 월정사가 선제적으로 ‘신개념 소통방식’을 채택하여 오대산 문화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시대적 의미가 크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한국불교가 지금은 물론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라인 소통에 관심을 갖고 구체적으로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제 세상은 비대면, 온택트, 온라인을 통한 방식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정사는 올 1월부터 월정사TV(유튜브)를 개국해 새벽예불과 저녁예불을 실시간 중계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스님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2020 오대산 선재길 명상 축제'를 월정사TV로 실시간 중계하여 비대면 축제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정념스님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지향점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유튜브의 속성이 스타나 지명도 있는 인물에 집중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인류사회의 변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정념스님은 한국사회와 불교계도 머뭇거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로 변화가 앞당겨 졌을 뿐”이라고 밝힌 정념스님은 “직접 대면하여 종교생활을 하는 가톨릭이나 개신교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불교의 가르침 가운데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이 있지만, 이제는 ‘격동의 전환기’에 맞는 효율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월정사는 이번에 여는 ‘오대산 문화포럼’을 통해 코로나로 힘들어 하는 국민에게 치유와 위로의 기회를 제공하고, 면면히 이어온 오대산의 문화유산과 가치를 널리 전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면서 행사들을 진행한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사진 가운데)과 기획국장 월엄스님(왼쪽), 문화국장 혜종스님(오른쪽)이 경내를 포행하고 있다.
코로나 위기 극복할 수 있어
인류 사회의 변화는 ‘불가피’불교, 새로운 변화 함께해야
정념스님은 “코로나가 일상을 마비시키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시키고 있는 환경이지만 우리는 위기 속에서 새로움을 열어온 전통이 있다”면서 “인류의 지혜를 모아내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위한 원력이 오대산 문화포럼에 담겨있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로 콜레라 창궐이나 스페인 독감 등의 감염병으로 인류가 위기에 직면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굴복하지 않고 이겨냈으며, 궁극적으로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역시 인류의 삶을 한단계 진보시키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정념스님은 “새로운 공동체를 일구어가고 그 속에서 상생과 공존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면서 “난관에 무릎 꿇지 않고 인류가 공동 대응할 때 행복해질 수 있는 평화의 문화를 만들수 있다”고 말했다. 2020 오대산 문화포럼의 취지 역시 같다는 것이 정념스님 생각이다.
스님은 “10년 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초연결 사회’나 ‘초지능 사회’가 도래할 것이란 예견이 많지만, 코로나19로 더욱 빠르게 도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와 코로나19를 극복해도 예전의 대면문화로 대표되는 ‘완전한 일상’으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스님은 “더욱 편리해진 초연결 문화 속에서 온라인, 온택트, 비대면이 일상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그동안 유지해온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모든 기성의 영역이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도적으로 변화시켜나가는 역량이 있을 때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개인이든 단체든 돌파구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화석화(化石化)되거나 도태되거나 해체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정념스님은 ‘물극필반(物極必反) 기만즉경(器滿則傾)’이라는 사자성어를 예로 들며 코로나로 맞이한 위기에 너무 낙심하지 말 것을 국민과 불자들에게 당부했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고, 그릇도 가득 차면 넘친다는 것이다.
스님은 “항상 극에 달하면 새로운 하나의 싸이클(cycle)이 도래한다는 동양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다른 희망적인 흐름을 통해 새로운 변화와 힘을 얻어가는 전향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격려했다.
한국불교 변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스님은 “그동안 종교는 대면 속에서 문화를 형새해 왔지만 이제는 비대면문화라는 급속한 변동으로 새로운 길을 탐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불교 역시 세상의 소통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근저에 온라인 중심의 디지털 문명이 흘러가는 현상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주류 문화를 우리가 수용하고 활용해서 전향적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불교는 소통 속에서 멀어진 ‘외로운 섬’ 내지는 ‘과거의 문화현상’으로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비대면 사회이지만 오프라인을 전혀 무실할 수는 없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정념스님은 “숲과 자연 환경 대면을 곁들여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명산대찰을 갖고 있는 한국불교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잘 연결하여 산사에서 재충전하고, 삶의 방향과 수행을 지도받을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산중(山中)은 단절되고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문화를 활용하면서 오프라인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불교와 사찰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수행하고 기도하는 방법을 실행하면서 산사에 직접 와서 재충전하고 정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2020 오대산 문화포럼은 새로운 도전이고 시도이다. 정념스님은 “사람이 직접 오지 않아도 연결해서 전달하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면서 “이번 시도를 통해 우리의 과제나 앞으로 나갈 길을 모색하고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람들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 좌담과 세미나 등의 형식으로 오대산 문화포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교계는 물론 한국사회와 나아가 인류가 코로나19 이후의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담론을 형성하고 그 내용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모범사례가 되었으면 하는 합니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정념스님은…
1980년 월정사에서 희찬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중앙승가대학교를 졸업하고, 월정사와 상원사 등 선원에서 49안거를 성만했다. 11·12·13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하고, 2012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현재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조계종백년대계본부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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