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깨달음과 치유의 길을 걷다-선재길 따라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 언론에 비친 월정사

검색하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소통Odae mountain Woljeongsa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언론에 비친 월정사

언론에 비친 월정사

[매일경제]깨달음과 치유의 길을 걷다-선재길 따라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0-07-27 09:16 조회5,435회 댓글0건

본문

여행은 부지불식간 가슴을 떨리게 하는 욕망이자 로망이다. 그럴듯한 명분으로 출발하지만 결국 최초의 목표마저 잊어버리는 여행. 어쩌면 이것이 여행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 오대산 여행은 내게 늘 그렇다. 한여름의 월정사를 찾아 그 길로 상원사까지, 머릿속에 찬란하게 그려지는 풍경은 언제나 여행의 목표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든다.

무념(無念), 무상(無想), 무감(無感).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가는 길은 그런 길이다.


▶천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오대산 전나무숲길과 월정사

상원사로 가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었다. 여정의 끝자락에 어김없이 그곳이 있긴 하지만 진부에서 월정사를 거쳐 상원사, 그리고 적멸보궁까지, 하나처럼 묶여있는 루트에는 명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삼라만상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걸 알아차린 순간, 그 신비로운 존재에 온전히 나를 맡기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 가운데 길이 있었다. 깨달음과 치유의 길이라는 선재길을 꼭 걸어보고 싶었다. 숱한 구도자의 발길로 다져진 천년 옛길은 상념에 지친 여행자에게 무엇을 말해줄 것인가. 그 길을 따라 걷는 나는 과연 무엇을 찾게 될까.

선재길을 걷기 위함이라 해도 월정사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일주문까지 이어진 전나무숲길 역시 마찬가지다. 상원사만을 목적으로 한다 해도 반드시 보고 듣고 느껴야 할 것들이 도량의 초입부터 그득하기 때문이다. 월정사의 느낌이 대개 그렇듯 전나무숲길의 느낌도 볼 때마다 새롭고 걸을 때마다 정겹다. 여러 번 그 길을 걸었던 적이 있어도 결코 진부하거나 구태의연하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월정사 전나무숲길이 오대산 여행의 백미로 통하는 이유다.

전나무숲길은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약 1km 정도 되는 흙길이다. ‘월정대가람’이란 현판이 붙은 일주문을 들어서면 숲길이 시작된다. 길에는 수령이 500년 이상 된 전나무가 하늘을 찌른다. 굵고 울창하며 기세가 웅장하다. 무려 1700여 그루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마땅히 땅길과 마주보고 있어야 할 하늘길이 보이질 않는다. 대신 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만 청량하게 들려 마치 선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발을 거쳐 온몸을 타고 오르는 흙의 기운이 오감을 깨운다. 언제 와 걸어도 평온한 기운에 지친 심신이 위로를 받는다. 길을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자연친화적 예술작품들도 흥미롭다. 누군가는 사색을 방해하는 뜬금없는 조형물들이라고 혹평을 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어느덧 숲길의 일부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그 가운데 ‘쓰러진 전나무’도 있다. 너무 늙고 병들어 쓰러진 전나무. 지난 2006년, 600살의 나이로 쓰러진 이 나무는 이제 전나무숲길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고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전나무숲길은 사색의 길이자 구도의 길이며 영겁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있는 시간의 길이기도 하다. 이 길에 들어서면 누구나 속세에서의 상념을 잊고 평안에 빠져든다.
 


전나무숲길을 무심히 걷다 마주하게 되는 월정사는 정겹고 친근한 사찰이다. 크지만 어수선하지 않고 유명하지만 거만스럽지 않다. 그저 잔잔히 제 모습에 충실한 사찰, 누구나 쉽게 오갈 수 있는 편안한 절이다. 조계종 4교구 본사인 이곳은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당나라에서 돌아온 자장율사가 세운 절로 보름날 동대산 만월대로 떠오르는 달이 너무 아름다워 절 이름을 월정사라 했다고 한다. 월정사의 창건 유래는 『삼국유사』에 실려 전해온다.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한 자장율사에게 문수보살은 부처님의 사리와 가사를 주고 신라에 가서 봉안하라는 가르침을 주게 된다. 자장율사가 귀국해서 봉안할 곳을 찾은 곳이 오대산이고 그가 머물던 곳이 바로 월정사 터였다. 자장율사는 이곳에 월정사를 창건하고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을 조성하게 된다. 산 전체가 불교 성지인 오대산에서도 중심 사찰인 월정사는 개산조 자장율사에서부터 근대의 한암, 탄허스님에 이르기까지 이름난 선승들이 머물렀던 곳으로 한국 불교의 거대한 축이자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창건 이후 한국전쟁 이전까지의 웅혼했던 기세는 1.4후퇴 당시 월정사는 물론 오대산의 암자들이 전소되면서 수그러들었고, 이후 탄허스님과 그의 제자인 만화스님 그리고 현해스님 등이 오랜 시간에 걸쳐 차례로 전각을 중건하면서 현재의 모양을 갖추게 됐다.

경건한 도량이지만 월정사를 친근하게 만드는 건 적광전 앞뜰에 서있는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과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 때문이다. 석가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세운 팔각구층석탑의 우아한 아름다움이야말로 표현할 바 아니지만 그 탑 앞에 두 손을 모아 쥐고 공양하는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는 석조보살좌상은 어디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형상이다. 따라서 사진 한 장 안 찍을 수 없는 월정사 최고의 뷰 포인트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게 있다. 지극히 아름답고도 자연스러운 이 석조보살좌상이 복제품이라는 사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진품은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고이 모셔두고 있으니 가는 길에 박물관에 잠시 들러 진품의 아우라를 확인해 봐도 좋을 듯. 또 도량 안에는 전통찻집인 청류다원과 난다나카페, 그리고 베이커리도 갖추고 있어 잠깐 쉼을 누릴 수도 있다.

▶깨달음과 치유의 발걸음, 선재길

도량을 나와 마침내 선재길을 찾는다.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약 10km 정도 되는 숲길로 1960년대 말 도로가 놓이기 전부터 스님과 불자들이 오가며 수행하던 길이자 오대산 화전민들이 나무를 베어다 팔던 길이었다. 특히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가는 숲길은 643년 중국에서 문수보살을 현신하고 돌아온 자장율사가 길을 연 이래 수많은 수도자가 구도를 위해 걸었던 길이다. 무려 14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구도의 염원을 펼쳐온 길인 것이다. ‘선재’는 불교 성전인 ‘화엄경’에 나오는 동자의 이름. 문수보살의 깨달음을 찾아 돌아다니던 선재동자가 이 길을 걸었던 것에서 유래됐다.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가는 선재길 초입에 부도 밭이 있다. 부도는 스님의 묘탑으로 입적한 스님의 사리를 모신 곳이다. 부도란 붓다에서 유래된 말이다. 부처님처럼 추앙받는 스님을 또 다른 붓다라 했고, 그러한 스님의 탑 또한 생사를 초월한 붓다의 상징이었다. 붓다는 세월이 흐르면서 부도라는 명칭으로 바뀌게 되었고 그 의미는 탑을 지칭하게 되었다. 월정사 부도는 대부분이 겉모양이 종과 비슷한 석종형을 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모두 23기가 모셔져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섬뜩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월정사 부도 밭은 앞에 있는 오대천과 조화를 이루며 뜻밖의 멋진 풍광을 보여주기도 한다. 월정사 측은 이 부도 밭 인근이 산책과 명상하기에 좋은 분위기라고 설명한다.

선재길은 월정사 건너편 계곡 숲길에서 시작한다. ‘깨달음, 치유의 천년 옛길’의 문으로 들어가면 수많은 구도자들과 가난에 맞선 화전민들이 걸었던 그 길이 지긋이 모습을 드러낸다. 맑고 청량한 공기, 짙은 수목의 향기가 싱그럽게 오감을 자극하지만 왠지 모를 경건함도 슬며시 고개를 든다. 하지만 길은 예쁘고 정겹다. 오솔길과 나란히 흐르는 오대천의 물소리는 시종일관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심심치 않게 건너게 되는 징검다리와 통나무다리 그리고 섶다리까지, 숲과 계곡을 거니는 재미도 충만하다. 가끔씩 만나는 보메기 앞에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기 좋다. ‘보메기’는 과거 계곡에 보를 쌓아 물을 모으고 그곳에 벌목한 나무를 가뒀다가 물과 함께 하류로 흘려보내던 시설이었지만 지금은 계곡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풍경이 됐다. 선재길은 거의 모든 구간이 잘 정리되어 있고 경사도 완만해 초보자도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다. 또 오대천과 나란히 줄곧 동행을 하는 코스여서 지루할 틈이 없다. 경사가 급한 구간에는 목재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약간 위험한 구간이라 생각되는 곳에는 어김없이 밧줄이 연결되어 있어 안전까지 신경썼다. 선재길 월정사 구간에는 지장암, 지장폭포, 회사거리 등이 있고 길은 섶다리, 오대산장(야영장), 동피골, 출렁다리로 이어지다가 어느새 상원사에 닿게 된다. 선재길은 보통 월정사에서 상원사 방향으로 걷지만 그 반대 방향으로 걸어도 상관없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오가는 버스가 있어 왕복으로 다 걷지 않아도 된다.

월정사에서는 해마다 ‘오대산 선재길 명상축제’를 개최한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생명, 평화, 나눔을 주제로 오대산 전나무숲길과 선재길에서 ‘걷기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일 년을 기다려 참여할 정도로 인기 있는 행사다. 하지만 선재길은 그 옛날의 구도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 홀로 조용히 걷는 것이 좋다. 오대산까지 오는 교통도 좋고, 길 또한 쉽고 편안하며 안전한 코스여서 누구나 도전해볼 만한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거기에 스스로 깨닫고 위로받는 치유의 길이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선재길 끝에서 만나는 무아의 세계 상원사

선재길 끝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도량 상원사는 깨달음과 치유의 길을 걸어온 여행자에게 가파른 계단을 내밀어 또 한 번의 성찰을 주문한다. 하지만 그 계단만 오르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무아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오대산 중대에 자리한 상원사는 월정사의 말사다. 이름부터 위치 그리고 분위기까지, 왠지 말사로는 어울리지 않는 아우라와 포스를 지닌 사찰이다. 신라 성덕왕 4년(705년)에 보천과 효명 두 왕자가 창건해 ‘진여원’이라 부르던 곳이다. 한국전쟁 때 오대산의 모든 사찰과 암자가 전소되었지만 당대의 고승 한암이 죽기를 각오하며 영산전을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상원사에는 세조와의 일화가 있다.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임금의 자리에 오른 직후 세조는 괴질에 걸렸다. 온갖 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병을 고치려 상원사에서 기도를 올리던 세조는 오대천의 물이 좋아 그곳에서 종기 난 몸을 씻고 있었다. 자신의 몸을 신하들에게 보이기 싫었던 세조는 마침 그곳을 지나던 동자승을 불러 등을 밀어달라고 얘기하며 “어디 가서 임금의 몸을 씻어주었다는 얘기는 하지 말라”고 명했다. 그러자 동자승은 “임금께서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보았다는 말을 하지 마시라”고 대꾸했다. 깜짝 놀라 둘러보니 주위엔 아무도 없었고 종기는 말끔히 나아 있었다. 세조는 크게 감격하여 화공에게 그때 만난 동자의 모습을 그리게 했고 목각상에 새겼다. 이 목각상이 바로 상원사의 문수동자상이다. 지금 문수동자의 화상은 없어졌으나 목각상은 상원사 법당에 모셔져 있다. 국보 제221호인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은 나무로 조성된 불상으로 머리는 양쪽으로 묶어 올리고 앞머리는 자연스럽게 내려 이마를 가렸다. 또 양 볼이 도톰해 천진해 보이며 이목구비는 온화하다. 세조와 고양이에 얽힌 일화도 전해진다. 어느 날 상원사에 들른 세조의 바지자락을 고양이들이 물며 법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는데 그것을 이상하게 여겨 법당 안을 살펴보니 그곳에 자객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세조는 자신의 목숨을 살린 고양이들에게 밭을 하사하고 석상을 만들어 그 공을 치하했다. 지금 상원사 문수전 아래 쌍으로 서있는 고양이 석상이 그것이라는 얘기지만 고양이가 아니라 사자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상원사의 고양이상은 요즘 이른바 ‘냥덕’들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때 아닌 사찰 순례로까지 이어진다니 졸지에 상원사의 히트 상품이 된 셈이다.
 


그러나 상원사의 최대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국보 제36호로 지정된 동종이다. 신라 종의 백미로 평가받는 이 종은 725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이다. 에밀레종이라 불리는 선덕왕 신종보다 45년이나 앞서 만들어진 범종으로, 조각 장식이 아름다움은 물론 소리도 매우 빼어나 통일신라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상원사 범종은 상대와 하대에 아름다운 당초문이 새겨져 있고, 종신 사이에는 하늘을 나는 비천상이 조각돼 있다. 비천상은 좁고 기다란 천의를 너울거리며 연꽃방석 위에 무릎을 꿇거나, 꼬리가 긴 꽃구름을 타고 푸른 하늘에 떠서 두 여인이 악기를 연주하며 하늘로 비천하는 모습이다. 구름을 타고 공후라는 악기를 타면서 비천하는 여인의 모습은 고조선 때 여류 음악가이자 시인인 여옥의 모습이라고 전해진다. 이 종은 조선 태종 때 불교가 박해받을 때 안동으로 옮겨졌다가 상원사로 다시 옮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조 때 상원사에 봉안할 종을 팔도에서 찾고 있던 중 안동에 있던 이 종이 선정되었고 세조가 승하한 직후인 예종 원년(1469)에 상원사로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일화도 있다. 안동에서부터 상원사로 종을 옮겨오던 중에 죽령에서 종이 움직이지 않자 종에 붙은 꼭지를 하나 떼어서 안동으로 보내니 비로소 움직였다는 이야기다. 전설을 입증하듯 이 동종에는 종유가 하나 없다.

상원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된 고찰임에 분명하지만 영산각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들은 1946년 화재로 인해 전소되었다가 1947년에 다시 중창돼 오래된 절 분위기는 조금 덜하다. 황금색을 입힌 봉황탑도 그렇고 심지어 황금색 불사용 기와까지, 화려한 변화들이 뭔가 어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상원사는 월정사와 이웃한 천년 사찰이라는 것만으로도, 또 깨달음과 치유의 길로 이어진 자비의 도량이라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선재길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한 상원사를 둘러보고도 뭔가 아쉬움이 남아있거든 적멸보궁까지 가볼 것을 권한다. 상원사에서 중대 사자암을 지나 적멸보궁까지 이어지는 1.4km의 길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선재길 못지않은 성찰의 길을 경험할 수 있다.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지은 적멸보궁의 수호 암자 중대 사자암과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흐뭇한 여정이 될 것이다.
 


▶월정사 성보박물관

월정사를 제대로, 꼼꼼히 살펴보았다고 하더라도 성보박물관에 가야 할 이유가 있다. 월정사에서 가장 사진을 많이 찍었던 팔각구층석탑 앞 인상적인 모습의 석조보살좌상의 진품이 거기에 있기 때문. 돔 형식의 커다란 전시관에 별도 보관된 석조보살좌상 진품에는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뿐만 아니다. 박물관에는 국보 제48-2호인 석조보살좌상을 비롯 국보 제292호 평창 상원사 중창권선문과 5건의 보물 등 총 37건의 지정문화재를 비롯한 4000여 점의 다양한 유물들을 소장, 관리하고 있다. 상설 전시가 이뤄지는 전시실은 모두 3개다.

제1전시실(불보실)에는 보물 제139호 석조보살좌상, 보물 제1375호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출토 유물을 비롯하여 관련 유물 및 산내 암자 및 말사로부터 기증받은 불상류와 국보 제221호 상원사 문수동자좌상을 복제하여 전시하고 있고,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39호 보덕사 사성전 후불탱화, 제137호인 운수암 관음변상탱화 등 여러 점의 불화를 전시하고 있다. 제2전시실(승보실)에는 범일국사 진영, 사명대사 진영과 한암스님, 탄허스님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제3전시실(법보실)에는 최초의 한글 필사본 문서인 상원사 중창 권선문과 15세기 전반에 필사된 오대산 사적, 상원사 사적, 고려대장경 등을 전시하고 있다.

위치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76 관람 시간 09:30~16:30 *매주 월요일, 1월1일 휴관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힐링 스테이다. 숙박 공간인 가람채와 별채가 마련되어 있고, 독서와 차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와 자연밥상을 제공하는 웰빙식당 ‘수피다’를 갖추고 있다. 힐링과 치유의 공간도 특별하다. 육송으로 만들어진 160평(약 528.92㎡)의 전통한옥 수행공간 동림선원과 힐링 공간 성적당, 한국문학의 거장 조정래 작가가 명예촌장으로 거주하면서 인문학의 지혜를 나누는 조정래문학관 등이 있다. 명상과 요가 등 마음수행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되며 스님과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걷기 명상, 참선 명상, 힐링 명상, 차 명상 등의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마을 내에는 또 붓다의 정원, 깨달음의 정원, 아리야의 숲, 바람의 빛깔 길 등 마음 치유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정원과 숲이 꾸며져 있다. 투숙객을 대상으로 명상법회, 힐링 요가, 인문학 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꼭 참가해야 하는 건 아니다. 월정사에서 운영하는 시설이지만 종교 불문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위치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312
 


▶오대산 먹거리마을

옛날처럼 ‘오대산하면 어디!’ 그럴 필요가 없다. 명불허전이라고 알고 있던 평창 혹은 진부 맛집의 변심에 배신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이젠 성보박물관과 왕조실록 의궤박물관 옆에 만들어진 오대산 먹거리마을로 가면 된다. 이곳에는 이미 18곳의 식당과 상점들이 입점해 있다. 업종도 다양하다. 빵집과 찻집, 커피숍과 편의점까지 없는 게 없고, 10여 곳의 식당에서는 자연산 나물과 산채정식 등 오대산의 대표 음식을 주 메뉴로 한다. 물론 산채가 아닌 음식들을 파는 식당도 있다. 이미 지역 맛집으로 소문난 가마솥식당은 눈개승마, 박쥐나물, 밤버섯, 전호 등 평소 먹어보지 못한 산나물을 포함해 20여 가지의 반찬을 제공하는 산채정식으로 유명하고, 오대산식당, 선재길 등 다른 산채 전문점들도 건강에 좋은 자연 밥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깨끗하게 정돈된 건물과 신장개업집 같은 친절에 기분마저 좋아지는 곳이다.

위치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52
 


▶평창관광센터 스페이스창공

KTX 강릉선 덕분에 오대산 가는 길이 편리해졌다. 승용차 없이는 그래도 불편했던 여행길이 이제 기차를 타고 진부역에 내리면 쉽게 해결된다. 진부역에서 월정사와 상원사까지, 오전 7시50분(첫차는 월정사까지만)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하루 10회 노선버스가 운행한다. 한 시간에 한 대 꼴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한 오대산 여행도 이제 무난하다. 그뿐 아니다. 평창 여행자를 위한 무료 쉼터도 준비되어 있다. 여행 정보가 필요하면 진부역 앞에 있는 평창관광센터 ‘스페이스 창공’으로 무작정 들어가 꼬치꼬치 물어봐도 된다.


버스를 기다리며 역 주변을 배회할 필요도 없다. 창공은 무엇을 해도 편안한 휴식 공간이므로 그곳에 들어가 편안히 쉬면 된다. 도서관처럼 서재가 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도 마련돼 있다. 뜨거웠던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품도 전시하고 있다. 

 

위치 강원 평창군 진부면 송정길 110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안동수(다큐PD), 월정사, 평창군]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39호 (20.07.28)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