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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의 책·읽·기] ‘강릉단오제’와 ‘평창’… 대관령을 닮은 상상력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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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4-08-16 09:28 조회7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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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출신 김도연 소설가 새 책
우화소설·평창 인문서 잇따라
국사성황 신목 주인공으로 삼아
월정사 역사·양떼목장 등 소개

평창은 2018년 동계올림픽의 개최지이자 매년 여름 대한민국 최고의 클래식 축제인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열리는 지역이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는 강릉단오제의 출발점인 국사성황당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강릉 사람들에게도 심리적 성지로 통하는 곳이다. 김도연 소설가가 첫 번째 우화소설 ‘풍의 여행’과 인문서 ‘평창’을 잇따라 펴냈다. 작가는 이번 저서를 통해 어린시절부터 즐겨왔던 강릉단오제와 고향 평창의 역사를 풀어낸다.

 

■ 풍의 여행

소설의 주인공은 단풍나무와 무녀다. 대관령에서 강릉까지 신을 무사히 모셔야 하는 대리운전 기사가 되겠다고 자진해서 길을 나선, 한 달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스스로 선택한 단풍나무 ‘풍’과 애기무녀 ‘단’의 이야기다. 다리가 없는 ‘풍’은 자유롭게 세상구경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단오제의 신목이 되겠다고 자처한다. 국사성황이 대관령을 떠나 고갯길을 넘어 강릉으로 타고 내겨갈 ‘자가용’이 바로 ‘신목’인 셈이다.

‘풍’은 단오제가 열리는 동안 제단에 모셔졌다가 단오제가 끝나면 불에 태워 하늘로 날아가야 하는 운명이다. 우리 식대로 말하면 ‘팔자’다. ‘풍’은 영신행차 등 강릉단오제의 전 과정과 함께 하며 축제 뒤안의 풍경을 기억한다. 신칼을 들고 춤을 추며 걷는 무녀의 모습이 펼쳐지는 강릉단오제는 거대한 극장과 같다. 인간과 닮은 성황 부부의 이야기 또한 글의 맛을 더한다.
 

 

김도연은 먼 우주로 인간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행위와 강릉 단오제에서 신목을 보내는 과정 모두 인간의 운명을 탐구하고자 하는 최첨단의 SF라고 생각한다. 무속인들이 마치 인간의 운명을 풀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는 우주인들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소설은 신과 중개자인 무당과 신목의 이야기가 얽힌 민간신앙으로 한 편의 대서사시를 펼친다. 한참을 신명나게 놀아도 정해진 이별을 피할 수는 없다. 타오르는 불길 위로 허공으로 돌아가는 풍의 모습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김도연은 먼 우주로 인간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행위와 강릉 단오제에서 신목을 보내는 과정 모두 인간의 운명을 탐구하고자 하는 최첨단의 SF라고 생각한다. 무속인들이 마치 인간의 운명을 풀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는 우주인들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소설은 신과 중개자인 무당과 신목의 이야기가 얽힌 민간신앙으로 한 편의 대서사시를 펼친다. 한참을 신명나게 놀아도 정해진 이별을 피할 수는 없다. 타오르는 불길 위로 허공으로 돌아가는 풍의 모습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 평창

높은 산과 깊은 계곡, 맑은 물이 흐르는 평창의 자연 풍광과 그 안에서 삶을 일구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꿋꿋이 이어져 온 평창 사람들의 정신과 문화를 또렷하게 보여준다. 청옥산 육백마지기 등에 깃든 화전민의 애환, 미탄 동강변 사람들의 삶의 모습 등이다. 작가는 평창 진부도서관에서 오랜 기간 집필활동을 했다.

전나무 숲이 우거진 월정사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전쟁 때 상원사를 지켜낸 한암스님은 1925년 서울 봉은사 조실로 있을 때, “내 차라리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춘삼월에 말 잘하는 앵무새는 되지 않겠노라”고 말하고 오대산에 들어갔다.

시장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작가는 대화면에서 88체육사를 운영하고 있는 태백 출신 심봉순 소설가에 대해 “그녀가 여름날 낚시 미끼로 쓰는 미꾸라지를 파는 소설가여서 좋다”고 언급한다. 양떼목장, 삼양목장 등에 있는 염소와 양들은 모두 작가의 친구이다.


앞의 소개한 소설과 연장선으로 대관령 국사성황사 이야기도 나온다. 죽어서 대관령의 성황신이 된 범일국사가 있는 곳이다. 작가는 “강릉단오제에서 대관령 성황님을 모셔가기 위한 제의 절정은 신목을 찾는 일”이라고도 한다. 단풍나무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곳에서 작가는 소설을 구상했을 것이다.

김도연 작가는 “지난 겨울 평창 고향집을 지키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의 평창은 사실 부모님의 평창과 마찬가지다. 이 책은 당연히 아버지께 바치는 책”이라고 했다. 김진형기자

강원도민 일보
출처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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