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연기관에서 현재와 미래 문제 해법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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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8-10-16 08:27 조회6,152회 댓글0건본문
우리 사회는 어느 때부터인가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가치관과 삶 역시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그 결과 인간관계는 더욱 각박해지고,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개개인 삶의 질과 행복지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헬조선, N포세대, 수저론, 갑질 등의 신조어가 등장한지도 이미 오래다. 현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사회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 만연한 인간과 자연, 신과 인간, 보수와 진보, 남과 북, 너와 나를 나누는 이분법적 가치관은 좀처럼 그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본격적인 위기로 다가온 환경문제는 지구촌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사계절이 뚜렷했던 예전과 달리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극심한 폭염과 한파 등 지구 온난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성장제일주의에 빠져 무분별한 난개발로 자연을 훼손하고, 물질 만능에 취해 대량생산과 소비지향적 삶을 추구한 결과다.
우리 사회가 이처럼 갈등과 반목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고 지구 환경이 생존 근간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가 이같은 문제에 둔감하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불교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때에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시대적 문제의 현상을 진단하고, 해법이 될 만한 지혜를 밝혔다.
출가 수행자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으로서 이 모든 사회문제에 초연할 수 없었다는 스님은 한상권 한국방송 아나운서와 주고받은 문답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출가 수행자 입장에서 현대사회를 바라볼 때 근본적 가치관의 변화와 아울러 종교적 동력에 의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스님은 세상 사람들이 불교의 연기적 세계관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가치관을 재정립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 사회 현상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와 불교 그 미래를 조망하다’는 “이 세상 만물이 서로 의지하면서 존재한다는 것, 서로 도와야 하는 상생의 관계라는 것만 제대로 인식해도 세상의 온갖 갈등, 마찰, 투쟁, 무역전쟁 등이 조금은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한 스님과 한상권 아나운서가 Δ삶과 인생 Δ한국사회 Δ명상·마음·힐링 Δ종교 Δ불교와 수행을 키워드로 주고받은 문답을 옮겼다.
스님은 여기서 전 지구적 문제로 대두된 지구 온난화에 대해 “생물 다양성의 급속한 감소, 사막화, 기후변화 등 인간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지구적 차원의 환경문제도 산업화되면서 환경을 무시한 난개발, 자연파괴 등에 기인한다. 소욕지족의 생태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삶을 살아가며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안심 입명할 때 환경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불교적 해법을 제시했다.
또 현 정부 들어 화해와 평화 공존의 길로 나아갈 초석을 다지고 있는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이치, 즉 무엇이든지 극점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게 된다. 남북이 신뢰를 바탕으로 비핵화를 이루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갈 때 시너지 효과가 대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스님은 그러면서 종교가 “사람들의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종교계의 각성을 촉구하고, 불교계로 돌아와서는 “출가자들이 미래를 통찰하고 시대 변화에 부응해 선각자적인 삶을 살아갈 때 한국불교도 재도약할 수 있고 세상 사람들의 행복과 안락,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출가 수행자들의 분발을 독려했다.
‘이사(理事)를 겸비한 이 시대 선승’으로 불리는 정념 스님이 불교의 연기관을 바탕으로 수행자적 입장에서 내놓은 우리시대 문제에 대한 해법을 통해 소욕지족의 삶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의 길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출가와 재가 모두 이 시대 문제를 불교적으로 바라보고 관점을 재정립하는 기회를 맞을 수 있다. 1만65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60호 / 2018년 10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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