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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요즘 세상에 누가 윤회 끊으려고 출가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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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8-04-14 08:46 조회6,8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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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월정사·선학회 주최로
출가 절벽시대 대안 모색
불교학자 14명 발표·토론
젊은이들 ‘해탈’ 관심 적어
현대 맞는 동기부여 관건

  
▲ 월정사, 법보신문, 한국선학회가 공동으로 4월1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출가 학술대회.

“4차 산업시대에 윤회를 끊으려고 출가하겠다는 젊은이가 얼마나 되겠나.” “지금 스님들이 더욱 여법하고 올곧은 수행력으로 대중에게 감화를 주어야 사람들이 이를 본받고 실천하고자 출가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 “조계종은 현대사회의 요청을 수용해 불교전통의 심(心)출가를 확대하고 이것이 신(身)출가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승복 입고 삭발한 것만이 아닌 재가신분이지만 참 발심토록 만들어주어 재가 활동 범위를 넓혀주는 것도 한국불교의 미래비전이다.”

출가학교 15주년을 맞은 평창 월정사와 창간 30주년을 맞은 법보신문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선학회가 주관을 맡아 4월1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개최한 학술대회는 출가 절벽시대를 맞은 한국불교가 그 원인을 규명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린 이날 학술대회는 신규탁 한국선학회장 개회사와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인사말,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대독한 총무원장 설정 스님 치사,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축사로 시작됐다.

기조발제는 2004년 9월부터 단기출가학교를 진행해오고 있는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맡았다. 현재 2462명의 수료자와 117명의 출가자를 배출한 정념 스님은 출가학교 설립 취지와 과정을 설명한 뒤 이제는 새로운 출가 패러다임이 필요함을 역설해 큰 관심을 모았다.

  
▲ 월정사 단기출가학교를 15년째 이끌고 있는 정념스님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스님은 “출가는 자기라는 작은 집에서부터 더 넓은, 생명의 차원으로 생각을 열어젖히는 것”이라며 “출가학교는 출가의 정신을 배워 세속에서의 삶 자체를 도량으로 삼아 보다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들어가자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님은 탈종교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제는 출가학교 희망자까지 줄어들고 있는 추세임과 더불어 오랜 전통의 출가문화가 새로운 딜레마에 봉착했음을 털어놓았다.

“인도에서는 윤회를 끊는 해탈이 지고의 가치로 이해됐고, 불교교단의 일원이 된 스님들도 윤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생을 출가자로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를 넘어 4차산업시대가 도래하고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윤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출가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스님은 향후 과학이 인간의 영성 문제까지 해결해 줄 것으로 전망하는 학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명상수행이라는 오랜 불교 전통이 새로운 출가의 동기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특히 스님은 “전통적인 농경사회 문화와 수직적인 구조로는 출가가 더 이상 젊은이들의 로망으로 다가올 수 없다”며 “이 시대에 맞는 출가의 패러다임을 설정하고 그것을 통해 지금 우리 불교가 변화될 때 원력을 갖고 출가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념 스님 발제에 이어 조준호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장미란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원주불교대학장 해운 스님,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신규탁 연세대 교수,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이 발표자로 나서 출가문제를 다각적으로 다루고 자신의 견해를 제시했다. 또 토론자로 참여한 동국대 불교대학 교수 정덕 스님, 조계종 교육아사리 정완 스님과 우석 스님, 동국대 강사 정운 스님, 정영식 고려대장경연구소 연구원, 동국대 교수 혜명 스님과 정도 스님도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신규탁 한국선학회장은 “출가 문제는 미래 출가자에 대한 얘기인 동시에 현재 직면한 불교계의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다루는 철저히 현실의 문제”라며 “오늘 학술대회는 출가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법보신문은 이번 출가학술대회에 발표된 논문들을 요약해 4회에 걸쳐 지면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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