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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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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규dudrb 작성일15-12-09 10:10 조회9,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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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한비야씨는 천사의 작업을 끝내고 공항에 내리면, 곧장 집으로 갖 않고 즐겨찾응 산행길에서 ㄱ간의 피곤함을 달래고 새로운 기운을 충전한다고 한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의 세 시간 거리의 , 천년 전부터 이 사원에 머물렀고 지금은 월정사리탑에 남아있는 옛 선승들이 지나다녔던, 냇가로 숲길을 따라 오르는 고즈넉한 선재길을 무심히 걷다보면 지나간 고승들의 공력 덕분인지 그간의 반성과 함께 많은 잡생각들을 비우게 되고 편안하고 좋은 기운에 마음이 가벼워 진다. '나그네, 아리랑!'이 말들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이 말들은 '나를 찾는다' '나를 내려놓는다' 에 대한 선재길과 비슷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길의 유래에 대한 안내글을 보고 옆에 있는 놈(11)에게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표지판의 내용을 늘어놓는데 짦게 한마디 돌아온다. "껨". 놈, 지금은 게임이지만 내 아버지가 내게 강을 보여주었듯이, 놈에게 선재길과 오대산을 체험하게 하였으니 분명 나중에 이 길을 찾으리라. 아침, 저녁의 여명시간은 늘 그 고요함과 차분함으로 정신이 맑고 마음이 편안하다. 여명 중에 문득, 흔하게 들었으나 그간에 감응이 없었던 '놀라운 운총'이라는 노랫말이 숙연한 느낌으로 늦게나마 내게 들어왔다. 경이로운 대자연, 주변의 고마운 친구들과 더불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 무엇이든 해볼 수 있다는 것,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있고 없고를 떠나 영장인 인간으로 세상을 살게 된 것은 분명 놀라운 축복이다. 기아와 전쟁, 질병과 중노동으로 인한 힘겨운 고통이 없다면 나는 분명 천국에 있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아이의 만화책을 보다가 '정언명법'이란,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돕는 것이 인간의 의무라는 어려운 말이 나오길래 많이 당황한 적이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고마운 말이지만 기득권자라는 소수의 책무만으로는 우리를 대신하여 고통받는 사람들의 어려움이 전부 해소되지 못한다. 고통받지 않는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정언명법이라야만 한다. 성철스님은 '자기를 버리고 오직 남을 위하여 살아가는 것'이 보살도라 했다. 피붙이가 아닌 상대에게 서슴없이 나눔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 이리라. 나와 비슷한 사라믇ㄹ과의 교류는 서로를 충족하기 위한 이해관계에서 비롯되지만, 나보다 약한 사람들과의 교류와 나눔은 오히려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별것 아닌 것을 별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 그기 선재길이 아닌가 싶다.

'나는 언제쯤 내 스스로 살아가고 있다는 오만을 버릴 수 있을까.' ' 인간은 반드시 병들고 죽는 다는 자명한 진리!' 나는 반드시 죽기에, 아니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때가 되면 아무 것도 없는 것으로 다시 돌아가기에 지금이 좋은 날이고, 고마운 하루이고, 절대의 순간인 것이다.

"자신보다 스스로를 높이 일으켜 세우지 못한다면 인간은 얼마나 불쌍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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