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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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묵담 작성일13-06-18 05:58 조회9,049회 댓글0건본문
사나이 우정(友情)
토요일(6/15일) 오후에 곤지 암에 사시는 둘째 형님과 조카가 지나가는 길에 우리 집에 오셨습니다. 형님과 담소를 나누다가 형님에게 직접 들었던 실화를 옮겨봅니다.
예전에 우리 형제는 부서만 틀릴 뿐 한 직장에 같이 근무를 했습니다.
나는 회사동료들과 지금은 만나지도 연락도 서로 안하고 살지만, 형님은 그 당시 부서동료들과 모임을 결성한지 20년 정도 되었고 부부동반으로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소식은 형님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그 당시 회사 다닐 때는 월세 사는 가정은 보통이고 형편이 좀 나은 사람은 전세 살 정도로 힘들게 살았지만, 회사동료들과 우정이 끈끈했으니 모두들 그 회사를 떠난 뒤에도 각자의 삶 속에서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흔들림 없이 모임이 잘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두 주인공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우리 형님과 동갑인 진식이 형님은 퇴사 후에 영등포 문래동에 공장을 차려서 직원 한 두 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직원이 40명 정도로 크게 성장해서 시화공단에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회원 8명중에 크게 성공했고 그 뒤에도 변함없이 모임이 잘되었는데 불행인지 그 형님이 암과 싸운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말기 암에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회사 출근도 못 할 정도로 병마와 싸운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모임 중에 70대 중반 되시는 최고 연장자인 조기형 형님이 등산을 좋아해서 우연히 춘천 쪽 산에 가서 산삼 세 뿌리를 발견해서 그 산삼을 캐와서 자기는 한 뿌리도 욕심내지 않고 세 뿌리를 모두 진식이 형님에게 주면서 60대 초반인데 이 길수 있다면서 이것 먹고 훌훌 털고 일어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형님은 산삼을 받고서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에게 이런 감동을 주다니 하면서 눈물을 흘렀다고 합니다.
올해 유사(有司)인 우리형님에게 다음 주말인 22일 날 그 형님의 찬조금으로 부부동반 여행계획을 지시했는데, 병이 악화 되었는지 여행은 취소하고 주말저녁에 회원들과 저녁 먹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입니다.
아! 오랜만에 들어보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훈훈한 미담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지금도 병마와 싸우는 그 형님도 참으로 대단하지요.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회사도 커지고 하면 대부분 옛날 동료들과 거리가 멀어지게 마련인데, 귀한 산삼 세 뿌리를 동료에게 선물을 받을 정도로 평소에 어떻게 살았는가를 보여준 징표가 아닌가 합니다.
더 대단한 일은 미련 없이 산삼 세 뿌리를 동료라기보다 한참 후배에게 선뜻 내준 조기형 형님의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내가 그 상황이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솔직히 의문부호 입니다.
아마도 조기형 형님 같은 분을 보고 불교에서 말하는 무주상 보시((無住相 菩施) 라는 말이 맞겠지요? 나도 진식이 형님의 쾌차를 발원하면서 빠른 시일에 병문안이라도 가야겠습니다.
사진설명: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 소나무! 늘 푸른 소나무처럼 형님들의 변함없는 진한 우정에 깊은 존경심과 찬사를 보내며, 처음 사진배울 때 정리 해둔 사진첩 여러 장면 중에 남한산성 수 어 장대 소나무 숲의 새벽안개 걷히고 햇살이 서서히 비치는 장면처럼 특히 병마와 싸우는 진식이 형님 꼭 훌훌 틀고 일어나시라고 간절히 발원하는 뜻으로 배경화면으로 정했습니다.
2013-06-16, 남한산성 밑에서 묵 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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