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일등 貧者一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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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경 작성일13-05-17 16:34 조회9,513회 댓글0건본문
빈자일등 貧者一燈
김태경
맑은 가난 휘돌아 나가는 날
풀벌레소리 두려워 오늘도 씨 뿌리면서
염원의 등이 켜진 가을날
그리워 흙을 만지는 농부처럼
살아야겠다,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도시를 가로지르는 이
보도블럭 사이로 비틀걸음 곧게 찍는 이
연등 줄 환한 불빛 사이로
간다, 저 순한 마음들
놓아라, 놓아라, 방하처여
초승달 우물에 비췄다 두레박에 퍼올리며
등불 하나 켜려고 날마다 줄에 매달려 사는 것이려니
독백을 씹다가 푸른 잎 흔드는
느티나무 사이로
흘러간다, 목숨을 얻어
죽는 날까지 맑음으로 등불을 켜는 이
오, 빈자일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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