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출신의 한 스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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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영준 (218.♡.145.235) 작성일07-02-04 16:29 조회5,869회 댓글0건본문
스님,........
뵙지 못한지도 어느덧 4년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어느곳에서 수행하시는지.........
그세월의 인연이 다한 뒤 저는 노무사로 돌아가는 길과 출가 사이에서 고뇌하며 구름처럼 떠돌았습니다.
사내였다면 주저없이 출가를 했겠지만 비구니계의 생리는 폐쇄적인 면이 다분한지라......
스님도 잘 아시다시피 원칙적이더라도 속박되는 삶을 싫어하는 것이 제 성향입니다. 하나 불문을 떠난 제 삶은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다른 종단으로 출가했고 노무사로써의 삶을 병행해 조계종 공찰에서 결제철에는 기도하고 해제철에는 인권계와 교류하며 지내왔습니다.
비구나 사미스님들은 이해하고 격려해 주시는 편이나 그런 저를 보는 같은 비구니 스님들의 눈은 곱지가 않더이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삽니다. 저 답지요?
월정사에서 먼빛으로 스님을 뵙고 함께 걷고 싶던 전나무 숲길을 혼자 걸으며 새삼 인연에 대해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수행해 거듭나지 못하는 한 본질은 못보고 어른거리는 그림자만 좆으며 한 세상 살다 가겠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 인연의 비중은 세세생생 비슷하며 좋고 궃음 또한 매한가지라는 것은 범부라도 불연이 있으면 확신할 수 있는 인연법의 진리입니다.
스님과 저의 지난 인연 또한 그랬듯 우리 중생은 선택을 초월한 인연법의 수레바퀴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출가와 문중은 스님의 선택이었어도 그로 인한 무수한 스님들과의 인연은 스님께서 일일이 택하신 것이 아니라 주어졌던 것입니다. 반면에 월정사에서 스님을 다시 뵌 것은 제가 의도하지 않았으니 주어진 것이지만 그 먼 그림자만 보고 돌아온 것은 제 선택이었습니다. 하나 헤어짐과 만남이 어떤 식으로 다가왔던 간에 그 모습이 그 시기의 우리의 인연입니다.
가수 이선희의 '인연'이라는 곡의 가사를 기억하시는지....
그것은 금생에 "그대의 여자'가 아닌 "스님의 도반"의 길을 택한 저의 마음입니다.
자고로 남자중의 남자는 산중에 있다고 했습니다
나이와 승랍에 비해 격국이 출중하시니 천하를 내집삼아 여법하게 정진하시어 금생에 성불하시기를.....
추신;처음엔 스님의 이름을 넣고 잠그려 했습니다.
하나 서로의 존재를 모를지언정 월정사 홈페이지의 모든 회원과 이것도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용은 인연닿는 모든 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열어둡니다.
비록 간접적인 인연이지만 이글을 통해 잠시나마 정신세계를 공유했던 분들께 부처님의 자비와 가피가 함께하시길......
드러내지 않는 것은 스님의 법명 두 글자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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