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 귀향, 의궤 환수 고유제…‘환귀본처’ 염원(불교닷컴)_2011.12.16(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12-17 12:29 조회8,670회 댓글0건본문
16일 오대산 사고·월정사서 환영행사, 북 콘서트도
정념스님 “민족혼이 제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있다”
조선왕실의궤가 89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일본으로 강탈됐던 그 자리로 돌아왔지만 제자리를 확정하지 못해 단 하루의 귀향이었다. 의궤는 일본 궁내청 어둠 속에 갇혔다가 환국했다.
문화재청과 강원도,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가 공동주관해 의궤의 귀향을 알리는 고유제와 환영행사가 16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 사고와 월정사에서 열렸다.
고유제는 조선왕조의궤가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음을 천지신명께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조선왕실의궤가 본래 있던 오대산 월정사로 돌아와야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점과 그동안 민간차원의 환수운동에 대한 성과를 알리기 위해 자리였지만 단 하루뿐인 귀향이어서 불자들과 강원도민들의 마음을 아쉽게 했다.
고유제는 오대산 사고에서 종묘제례보존회가 집전해 헌관과 제관이 제자리를 찾는 취위(就位)를 시작으로, 집사가 절을 하는 국궁사배(鞠躬四拜), 제단에 도서를 안치하는 도서봉안, 향을 올리는 전폐례(奠幣禮), 술을 올리고 축문을 읽는 작헌례(酌獻禮), 축문과 폐를 태우는 망료례(望燎禮) 순으로 이어졌고 의례 종료를 알리는 예필(禮畢)을 끝으로 30여 분 간 봉행됐다.
헌관은 최두영 행정부시장이 맡았고 월정사 부주지 원행 스님과 의궤제자리찾기 사무총장 혜문 스님, 최명희 강릉시장, 이석래 평창군수 등이 참석했다.
고유제를 지낸 후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열린 환영행사에는 정념 스님(월정사 주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찬 문화재청장, 박선영 의원(자유선진당) 등 정·관·문화계 인사와 지역 주민 등이 대거 참석했다.
환영행사는 오대산 학춤과 관무용 등의 식전공연과 의궤 봉안식, 고불문 낭독이 이어졌으며 전통 창으로 환수경과를 보고했다.
정념 스님은 “참 기쁜, 온 국민이 환영할 날이다. 날씨가 매우 춥다. 100여년 만에 환국해 고유제와 환영행사 함에도 날씨추운 이유는 우리 민족의 혼이 제자리에 머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님은 “반출 도서가 우주고혼을 떠돌고 있다. 추운 날씨는 이 고혼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며 “만물은 제자리에 있을 때 평화와 행복이 이루어진다. 환귀본처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념 스님은 “의궤 환국은 한일양국 우호를 돈독히 하고 과거사 청산과 우리 민족을 더욱 빛나게 하는 일환이 될 것”이라며 “월정사는 사고 수호총섭 역할을 다해왔지만, 비어있는 사고를 볼 때 더없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의궤가 꼭 제자리에 편안히 머물 수 있게 각계 모든 분들이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문화 관광 스포츠가 어우러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경제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의궤 등 조선왕조도서는 지난 역사를 담은 우리 민족의 혼이며 소중한 민족유산으로 환귀본처가 민족문화유산의 가치를 되살리는 길”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또 “조선왕조도서가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민족문화유산 보존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주었기 때문 가능”했고, “조선왕조도서 반환은 문화재 환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냈고 미래지향적인 한일양국의 협력관계를 더욱 증진하게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
환영행사에 이어 의궤환수위 사무처장인 혜문 스님의 사회로 의궤 환수기념 ‘되찾은 조선의 보물, 의궤’ 북 콘서트가 열렸다.
북 콘서트에는 의궤 반환운동을 전개했던 인사 7명이 참여해 앞으로의 방향과 각오 등에 대한 대담을 벌였으며 강릉시향 클래식 연주와 판소리가 이어졌다. 박선영 의원 등에게는 공로패가 수여됐다.
한편 조선왕실의궤의 보관 장소 및 방법 등의 문제로 오대산 보관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비해 강원도가 2013년까지 120억원을 들여 항온ㆍ항습 기능을 갖춘 월정사 유물박물관을 건립하기로 하는 등 이번 행사를 계기로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 및 왕실의궤 제자리 찾기 운동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환국된 조선왕조 도서 1천205책 중에는 조선왕실의궤 81종 167책이 포함되어 있다. 167책의 의궤 중에는 오대산 사고본이 44종 81책이다.
서현욱 기자 mytrea70@yahoo.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