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오대산에 와야한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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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화실장 작성일06-08-26 15:05 조회8,592회 댓글0건본문
-이제는 도민 모두가 나서야 할 때
엄숙하고 장엄하게 치루려했던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환국 고유제 및 국민환영행사'가 8월11일로 연기됐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22일(토요일) 본래의 소장처 였던 오대산사고(五大山史庫)에서 고유제(告由祭)를 올리고 관리했던 월정사에서 화려한 운반례와 성대한 국민환영대회가 개최됐어야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약탈해간 일본으로부터 되찾아 온 이 오대산사고본은 원래 보관처였던 이 곳에 보관하는 것이 역사와 민족에 대한 도리이기에 놓고 갑니다”라는 문화재청장의 발언이 있었어야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벅찬 순간을 맞는 기회를 잠시 미뤄야 했다. 오대산입구, 평창군 진부면일대가 집중호후에 의해 특별재난지구로 선포되는 불행이 먼저 닥쳤다.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의 제자리를 찾아주어 문화재적 가치를 증진시키고, 민족정기를 되살리게 하며, 온 국민을 통합시키는 계기로 승화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던 평창군민들은 수해복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젓먹던 힘까지 다 보태 생존을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 공동대표인 월정사주지 정념스님은 “조선왕조실록을 본래의 자리인 오대산으로 되찾아 오는 일도 매주 중요한 일인데 행사를 앞두고 지역주민들이 큰 수해를 당해 이들이 하루빨리 아품을 딛고 일어서게 돕는 일이 우선사가 됐다”며 연일 수해복구현장을 찾아 직접 삽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반드시 되찾아와 “세계유산(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이 우리고장 평창군에 있었다는 것은 평창군민의 긍지이며, (중략) 우리 평창군이 동계올림픽의 개최를 위해 매진할 수 있는 저력도 바로 이러한 문화의 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한 지역주민들의 염원에 부응해야하는 책임감이 무겁게 존재한다. 그래서 지난19일 노무현대통령이 진부지역 수해현장을 찾아왔다 되돌아가는 발걸음에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의 운명(그간의 과정)과 지역주민들의 소원을 전했다.
베스트셀러 `조선왕조 500년(전48권)'의 저자인 강릉출신 역사소설가 신봉승씨는 “문화재의 최종 보관 장소는 원래 있었던 자리이야 하는 것이 정도일 뿐 달리 왈가왈부할 일이 못된다”며 “약탈되어 일본 땅 동경의 야스쿠니 신사의 경내에 방치되어 있던 `북관대첩비’의 반환교섭의 주체인 불교계는 `북관대첩비’가 서 있던 본래의 자리인 함경도 길주로 보낸 전례가 있질 않던가”라고 상기시켰다.
대한민국예술원회원인 신봉승씨는 또 “곧 국보로 지정될 귀중문헌을 보존할 수 있는 시설과 보존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는지를 깊이 통찰하는 것이 영구보존에 앞선 선행조선이 되어야한다”며 “오대산사고의 시설과 관리체계가 부족해 실록을 보관하기에 부적절 하다면 그 또한 문화재청이 갖춰줘서 실록을 보관하게 하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다”라고 조언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19일 문화재위원회 국보지정분과(위원장 안휘준) 회의를 열어 검토 결과에 따라 국보로 지정예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보지정 여부를 검토하는 이날 회의에서 “조선왕조실록이 이미 국보제151호로 지정돼 있어 이번에 돌아온 오대산사고본도 추가로 지정하는데는 이견이 없었다”며 “실록이 우리나라로 반환되는 데 크게 기여한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공동의장:정념스님, 철안스님)의 노력에 대해 사의의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 배석했던 문화재청 관계자는 “세간의 관심사인 보관장소에 대해서는 청장(문화재청)의 고유권한이 됐으므로 고궁박물관에 전시하며 여론을 감안해 추후 의결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결론은 여론이다. 환국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을 어디에 보관하느냐는 판단의 근거는 국민 대다수가 어디에 보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는 셈이다.
오대산본은 국가 소유가 됐고 문화재청이 보관장소를 지정하게 되어있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보관장소 후보로 서울대(규장각) 월정사 고궁박물관 독립기념관 등 4곳이 후보로 떠올라 있다
요즘 인터넷 다음(Daum) 아고라(http://agora.media.daum.net) 토론방 `반환 왕조실록 누가 소장?' 코너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각자의 견해를 서슴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 곳에 투표코너가 마련돼 있는데 지난 23일 오전11시 현재 총7,398명의 투표자중 중 월정사가 절반에 가까운 49.8%(3,684명)로 2위인 31.8%의 고궁박물관을 월등히 앞서있다. 독립기념관은 9.1%, 서울대(규장각)는 5.4%로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아고라 토론방에 `서울대학교 측의 무개념에 탄식한다'는 제하에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라는 서울대학교 측의 개념 없슴에 한탄을 금할 길이 없구먼, 그건 일제 때 훔쳐간 장물을 되찾아 온 것인데 그게 어찌 `기증'인가? 도둑놈들이 훔쳐간 장물은 원래 있던 오대산 월정사에 가는 것이 합당하지 않나?”라는 글이 올라있다.
한 번쯤 꼽씹어 볼 견해다. 장물이 분명하기에 서울대는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을 국가에 귀속케 했다. 이제 관리권도 원래의 월정사로 양보해야하는 이유다.
한겨레신문 지난 20일자에는 “정부가 최근 민간인들의 노력으로 환수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의 일본 도쿄대 소장 사실을 9년 전 확인하고 현지 실태조사와 회담까지 벌였으나 외교상의 한계 등을 이유로 환수를 사실상 포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이에 대해서는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에서도 확인해 줬다. 정부의 무책임을 민간(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의 노력으로 해결한 결과가 된 셈이므로 당연히 이들의 주장을 들어주는 것이 이치라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도의회는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관광건설위원회(위원장:서동철)가 제출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오대산 환수를 위한 건의문'을 채택했다.
도의회는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이 일본제국주의의 총칼아래 오대산을 떠난지 93년만에 환국됐으나 보관장소로 서울대 규장각이 거론되는 등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제자리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조선왕조실록의 문화재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민족정기를 되살리기 위해서 원래 소장처인 오대산으로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의회는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의회차원의 입장을 관계기관에 건의키로 했다. 도는 이에 앞서 지난 18일 “오대산사고본이 원래 머물었던 곳에서 잘 보존되기를 염원하는 강원도민의 바램이 이루어 질 수 있게해달라”는 건의 공문을 문화재청에 공식 발송했다.
최승순율곡학회이사장, 신봉승예술원회원 등의 권위자들은 물론이고 도의회가 건의문을 채택했듯 `조선왕조실록은 오대산본'이 중간인 서울에서 머물게 아니라 제자리인 오대산까지 와야한다는게 중론이다.
문화재위원회가 여론을 감안해 보관장소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민들이 귀중한 문화재를 당연히 되돌려 받을 수 있게 강력히 요구해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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