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오대산에 와야한다·6 특별좌담 - 강원일보 - 8.10 >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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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 오대산에 와야한다·6 특별좌담 - 강원일보 -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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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화실장 작성일06-08-26 15:44 조회8,7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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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동해바다를 통해 반출, 93년 만에 환국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그 실록의 이동경과 자체가 우리 민족의 시련과 슬픔이자 굴절된 역사의 상징이 되어 있다. 귀국한 오대산사고본은 현재 서울에 있다. 아직 제자리까지 돌아오지 못한 채 중간지점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본래의 자리에 돌아와 반출 이전 당시의 보관상태로 놓여져야 완전한 환수가 된다는 게 여론이다.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에 와야 한다' 기획시리즈를 통해 집중보도해 온 강원일보는 11일 오대산사고와 월정사에서 잇따라 열리는 고유제(告由祭) 및 환국 국민환영대회를 앞두고 각계의 대표성을 지닌 인사들을 초빙해 특별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는 지난 7일 오대산사고와 월정사에서 연이어 진행됐다.

 -참여인사
 최승순 (율곡학회이사장)
 정호돈 (강릉문화원장)
 정 념 (월정사주지)
 권혁승 (평창군수)
 서동철 (도의회 관광건설 위원장)

 -진행
 용호선 (강원일보 문화부장)

 -이번 토론회는 지난달에 열고자 기획했는데 수해로 연기됐습니다. 귀중한 문화재이기에 되찾아 오는 일이 이토록 어렵군요. 먼저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이 지닌 가치와 의미를 말씀해주시지요.

 최승순이사장=“조선왕조실록은 500년 역사를 기록한 귀중한 문서입니다. 세계적으로 이 같은 방대한 역사기록은 유형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이지요.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은 이미 학술적 조명이 거의 다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인본은 물론 CD로도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돼있지요. 관련서적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요. 이번에 돌아온 오대산사고본은 전체 760여 책 중 47권입니다. 낙종이지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문헌적 가치보다는 일제가 강탈해간 것을 되찾아왔다는데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정념주지=“오대산본은 임진왜란 때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본의 교정쇄로 오자와 탈자가 표시돼 있어 희귀성뿐만 아니라 학술적인 가치가 있지요. 그래서 일제가 조선지배 연구용으로 탐을 낸 것이지요. 그런데 관동대지진 때 대부분 소실됐습니다. 남의 역사서를 강탈해 제대로 보관도 못했어요. 인류문화사적으로 큰 손실이지요. 남아있던 47책을 국내로 가져왔는데 그 과정이 빼앗겼을 때 만큼 아픈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제 정말 마지막단계, 오대산까지 오게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습니다. 오대산사고본을 통해 굴절된 역사와 민족정기를 바로잡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오대산사고본을 본래의 자리로 되찾아 와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미흡하다는 인상도 받습니다.

 서동철위원장=“오대산사고본 실록을 되찾아와 본래의 자리에서 보관해야 하는 것은 평창군민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강원도민은 물론 양식있는 국민 모두의 과제가 돼 있는 게 사실입니다. 도의회의서도 문화재청은 물론 중앙 관계기관에 오대산 환수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했고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제자리 찾기 범국민운동본부 평창군위원회'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강원도민들이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고, 강원도의 혼(魂)을 되찾는 일이라고 봅니다.”

 정호돈원장=“이곳(오대산사고)에 오면서 최승순교수(전 강원대)님께서 말씀하셨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강원도가 나서지 않는 것이 궁금합니다. 도가 앞장서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도민들의 염원을 수렴해 추진방향을 세우는 일이 당연하다고 보는데 참으로 아쉽군요. 강원일보가 기획시리즈를 통해 자세하게 보도하고 방송과 중앙 언론에서도 뉴스로 다루는데 도문화재위원회도 한 번 열지 않았다는 것은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문화원장이므로 도문화원연합회 등을 통해 도민들의 성원을 모으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오대산사고본을 본래의 자리에 보관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시지요.

 권혁승군수=“오대산과 월정사는 우리 평창사람들의 정신적 본거지입니다. 적멸보궁 오대산사고 상원사 월정사 등이 선대 대대로 문수사상 등을 통해 주민들을 이끌고 삶에 대한 믿음을 주었지요. 수해로 연기된 고유제를 위해 평창군민들은 복구의 삽을 잠시놓고 달려와 예전처럼 실록이 오대산에 영원히 보관되기를 바라는 심정을 펼쳐보일 것입니다.”

 정원장=“지난해 우리 강원도민들은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의 `세계인류 구전(口傳)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선정되게 했지요. 당시에도 도민들의 성원이 절대적이었습니다. 국내·외를 누비며 수년간, 셀 수 없는 유·무형의 노력을 기울여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지요. 이번 오대산사고본 본래 실록은 없었던 것을 달라고 조르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강원도민들의 당연한 권리 주장입니다. 본래 우리가 지녔던 세계적인 문화재를 포기하고 물러설 사안이 아닙니다.”

 서위원장=“우리 강원도는 대다수 도민들이나 외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수려한 자연에 전통과 현대성이 어우러진 문화적 가치를 앞세운 관광산업을 통해 재화를 얻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또 도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강원도 중심, 강원도 세상'입니다. `강원도 중심'이 뭡니까. 오대산사고와 같은 정신적 토대가 되고 있는 것을 잘 지키고 활용해 우리의 가치를 내세우는 것 아닙니까. 본래 있었던 실록이기에 당연히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못찾아 오면 타지역 국민들이 뭐라고 할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정념주지=“정부는 1965년 한일협정 당시 청구권도 포기해 어떠한 문화재 반환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9년 전 조선왕조실록이 도쿄대에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가 나서서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를 발족해 일본을 드나들며 심혈을 기울였지요. 그런데 결정적인 상황서에 서울대가 동경대의 제안을 받아들여 `기증' 형식으로 받았어요. 말이 안되지요. 왜 `기증'입니다. 본래 우리 것이었고 강탈해간 것이므로 당연히 반환 받아야지요. 결론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당당했어야 민족정기가 바로서는 것이지요. 이번 일이 나쁜 선례로 작용할 것 같아 몹시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서울대는 최고 지성인들의 집단이니 만큼 양식있는 판단으로 실록이 제자리로 돌아 올 수 있게 협조해야 합니다.”

 -오대산사고본을 본래의 자리에서 보관돼야 한다는 원칙은 수긍하지만 제대로 보존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권군수=“이곳이 사적지이므로 국비지원을 받았습니다만 평창군도 예산지원을 비롯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사고를 복원했습니다. 문헌자료와 전문가들의 고증을 통해 건물을 복원했고, 문화재청이 준공 승락을 한 사업이었지요. 이제와서 보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면 우리 평창군에서는 이 것을 헐고 다시 건립할 자신이 있습니다. 이미 관련부서에 항구적인 보존관리체계는 물론 접근도로 개선방안 등을 세우라고 지시해 놓았습니다.”

 최이사장=“강릉의 옛 문헌 `임영지(臨瀛誌)'에 오대산사고에 대해 기록된 것을 보면 이렇게 쓰여져 있어요. “천년병화불입지(千年兵火不入地)”라고요. 나라의 귀중한 역사서를 보관하는 곳인데 어떤 곳이겠습니까? 전국적으로 좋다는 곳은 다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선택한 장소 일테고, 그래서 300년간 아무런 훼손없이 잘 보관돼 온 것 아니겠습니까.”

 정념스님=“삼재(三災=화재, 수재, 풍재)가 없는 곳이지요. 지형 지세가 참으로 좋은 명소입니다. 또한 이곳은 해발 700m 지점입니다. 이번 수해에도 이렇게 아무런 훼손이 없지 않습니까. 도난 등의 현대적인 보관문제를 완비할 준비도 돼있고요. 옛 선인들의 보존방법 계승차원에서도 이곳에 보존돼야 합니다. 임시적으로는 전국 사찰박물관 중 보존관리평가에서 1위를 한 월정사성보박물관에 보관하면 됩니다. 우리 성보박물관에는 실록과 같은 성질의 서지(書誌)인 국보 제292호 `상원사중창권선문'이 잘 보관돼 있습니다.”

 -11일 고유제와 국민환영행사를 마치면 당일 문화재청이 가져왔던 실록을 되가져간다는 계획입니다.

 최이사장=“고유제가 뭡니까. 실록을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고 예를 갖춰 알리는 것 아닙니까. 제자리에 갖다놓았다고 알리는 것은 뭐고, 또 다시 가져가는 것은 뭡니까. 세상에 이런 이치에 맞지 않는 법도는 없지요. 고유제를 올렸다면 당연히 제자리에 놓고 잘 보관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당장 제자리에 보관할 수가 없다면 산내(山內)인 월정사성보박물관에 보관하면 될 일입니다.

 정념주지=“최근 이곳 오대산사고에 보존되고 있다가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반출돼간 `조선왕실의괘' 380여책 중 70~80여책이 일본에서 발견됐다는군요. 그것이 일본황실에 있다는 것입니다. 조선왕실의괘는 `기록문화의 꽃'으로 평가받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이것도 반드시 되찾아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 문화재의 환수에도 나설 주체는 월정사밖에 없어요. 관리권이 월정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이 잘 마무리돼 조선왕실의괘도 반드시 되찾아오도록 힘을 실어 주시기 바랍니다.”

 권군수=“평창군민을 대표해서 부탁드립니다, 도민여러분 힘을 모아주십시오. 지금 이 시점에서는 11일에 열리는 `고유제 및 환국국민환영대회'에 많은 도민들이 와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강원도의 힘'이 보여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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