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선왕실의궤 관리권, 월정사에 있다” (내일신문)_2010.12.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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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0-12-07 17:47 조회9,242회 댓글0건본문
[인터뷰] 정 념 월정사 주지
조선실록·의궤 환수운동 주도
문화재 제자리 찾을 때 고부가가치
일본이 반환키로 한 조선왕실의궤를 어디에 보관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조선왕실의궤 원 소장처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사고. 오대산사고는 조선시대 실록 등 문서를 보관하던 곳으로 월정사가 보호·관리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문화재는 제자리로 돌아올 때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주요 문화재를 원 소장처인 오대산에 되돌려 지방문화를 꽃피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정사가 요구하는대로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오대산사고로 되돌아올지는 미지수다. 2006년 반환된 조선왕조실록은 서울대 규장각이 보관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 반환 운동을 주도한 월정사 정념 스님은 "조선왕조실록이 환수가 아닌 서울대에 기증 형태로 돌아온 것은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축소시킨 결과"라고 비판했다.
조선시대 왕조의 사료를 담은 조선왕조실록이나 왕실 행사를 그림으로 기록한 조선왕실의궤는 전란이나 재해 등에 대비해 오대산사고를 포함한 4곳의 사고를 만들어 나눠 보관했다. 중요 문서를 사고에 숨겨 놓고 이를 관리하는 임무를 비밀리에 사찰에 맡긴 것이다. 프랑스가 대여 형태의 반환을 약속한 외규장각 도서 역시 강화도 정족산 사고에 나눠 보관하던 것이다.
국가 문화재 주요 사찰이 관리
이처럼 주요 문화재 중 상당부분이 사찰의 관리 목록에 포함돼 있다. 사찰 내 국가문화재가 다수 있기도 하지만, 오대산사고처럼 국가가 중대 변란에 대비해 산속 사찰에 중요 문서 등을 숨겨놓았기 때문이다.
오대산사고를 관리하던 월정사도 대표적인 문화재 관리 기관이었다.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은 조선 철종까지의 기록 761책으로 실록 수호사찰인 월정사에서 관리해 오다, 조선 총독 데라우치에 의해 1931년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다. 도쿄대에 보관돼 오던 실록 47책은 월정사를 중심으로 한 환수위원회의 활동으로 2006년 되돌왔다.
하지만 실록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념 스님은 "도쿄대학으로부터 반환받은 조선왕조실록이 연구라는 목적으로 서울대 규장각이 가져간 후 아직 원래 자리로 되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하루 빨리 오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조선시대 왕실의 행사를 그림과 글로 기록한 조선왕실의궤 반환 절차에 들어가 내년초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환 후 누가 어느 곳에서 보관할 지를 놓고 국내에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2010년 8월 10일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담화를 통해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간 총리는 이에 수반하는 조치로 "일본이 통치하던 기간에 조선총독부를 통해 반출,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를 이른 시일에 인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의 태도가 변하기까지는 실제 월정사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조선왕실의궤 오대산사고본을 보호·관리하는 사찰로 반출에 대한 책임으로 월정사를 환수운동에 나섰다. 실제 우리 정부는 한일협정 이후 이렇다할 문화재 환수에 나서지 못하는 입장이었다.
문화재 환수 민간이 앞장
정념 스님은 "실제 정부는 문화재 환수를 위해 한 일이 없다"며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환수를 성공시킨 다음에야 환수문화재의 관리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조선왕실의궤 환수를 주도한 월정사에서는 원 소장처인 오대산사고로 의궤 반환을 주장하고 있지만, 2006년 사례를 돌아봤을 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월정사와 조계종중앙신도회 등이 주도한 환수위는 도쿄대학이 소장한 조선왕조실록 47책의 반환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도쿄대는 학술교류차원에서 서울대로 인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정념 스님은 "종이책을 환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식민지 시대의 과거 청산과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기증을 통한 환수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며 "원 소장처에 반환하고 사죄하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념 스님은 "지방문화를 살려야 한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지만, 이런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아 지방문화를 꽃피우는 데는 관심이 없다"며 "월정사와 강원도는 우리의 문화유산 잘 보존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조선실록·의궤 환수운동 주도
문화재 제자리 찾을 때 고부가가치
일본이 반환키로 한 조선왕실의궤를 어디에 보관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조선왕실의궤 원 소장처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사고. 오대산사고는 조선시대 실록 등 문서를 보관하던 곳으로 월정사가 보호·관리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문화재는 제자리로 돌아올 때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주요 문화재를 원 소장처인 오대산에 되돌려 지방문화를 꽃피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정사가 요구하는대로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오대산사고로 되돌아올지는 미지수다. 2006년 반환된 조선왕조실록은 서울대 규장각이 보관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 반환 운동을 주도한 월정사 정념 스님은 "조선왕조실록이 환수가 아닌 서울대에 기증 형태로 돌아온 것은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축소시킨 결과"라고 비판했다.
조선시대 왕조의 사료를 담은 조선왕조실록이나 왕실 행사를 그림으로 기록한 조선왕실의궤는 전란이나 재해 등에 대비해 오대산사고를 포함한 4곳의 사고를 만들어 나눠 보관했다. 중요 문서를 사고에 숨겨 놓고 이를 관리하는 임무를 비밀리에 사찰에 맡긴 것이다. 프랑스가 대여 형태의 반환을 약속한 외규장각 도서 역시 강화도 정족산 사고에 나눠 보관하던 것이다.
국가 문화재 주요 사찰이 관리
이처럼 주요 문화재 중 상당부분이 사찰의 관리 목록에 포함돼 있다. 사찰 내 국가문화재가 다수 있기도 하지만, 오대산사고처럼 국가가 중대 변란에 대비해 산속 사찰에 중요 문서 등을 숨겨놓았기 때문이다.
오대산사고를 관리하던 월정사도 대표적인 문화재 관리 기관이었다.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은 조선 철종까지의 기록 761책으로 실록 수호사찰인 월정사에서 관리해 오다, 조선 총독 데라우치에 의해 1931년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다. 도쿄대에 보관돼 오던 실록 47책은 월정사를 중심으로 한 환수위원회의 활동으로 2006년 되돌왔다.
하지만 실록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념 스님은 "도쿄대학으로부터 반환받은 조선왕조실록이 연구라는 목적으로 서울대 규장각이 가져간 후 아직 원래 자리로 되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하루 빨리 오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조선시대 왕실의 행사를 그림과 글로 기록한 조선왕실의궤 반환 절차에 들어가 내년초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환 후 누가 어느 곳에서 보관할 지를 놓고 국내에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2010년 8월 10일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담화를 통해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또 간 총리는 이에 수반하는 조치로 "일본이 통치하던 기간에 조선총독부를 통해 반출,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를 이른 시일에 인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의 태도가 변하기까지는 실제 월정사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조선왕실의궤 오대산사고본을 보호·관리하는 사찰로 반출에 대한 책임으로 월정사를 환수운동에 나섰다. 실제 우리 정부는 한일협정 이후 이렇다할 문화재 환수에 나서지 못하는 입장이었다.
문화재 환수 민간이 앞장
정념 스님은 "실제 정부는 문화재 환수를 위해 한 일이 없다"며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환수를 성공시킨 다음에야 환수문화재의 관리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돌아온 조선왕조실록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조선왕실의궤 환수를 주도한 월정사에서는 원 소장처인 오대산사고로 의궤 반환을 주장하고 있지만, 2006년 사례를 돌아봤을 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월정사와 조계종중앙신도회 등이 주도한 환수위는 도쿄대학이 소장한 조선왕조실록 47책의 반환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도쿄대는 학술교류차원에서 서울대로 인도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정념 스님은 "종이책을 환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식민지 시대의 과거 청산과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기증을 통한 환수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며 "원 소장처에 반환하고 사죄하는 것이 원래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념 스님은 "지방문화를 살려야 한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지만, 이런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아 지방문화를 꽃피우는 데는 관심이 없다"며 "월정사와 강원도는 우리의 문화유산 잘 보존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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